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원장 현각 스님)이 한국불교 고문헌 역주 사업의 일환으로 󰡔법계도기총수록󰡕을 비롯한 총 6권의 한국불교전서 역주서적을 발간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은 지난 9월 25일 고문헌 역주작업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ABC사업의 결과로 ▲무량수경연의술문찬 경흥 / 한명숙 옮김 ▲법계도기총수록 저자 미상 / 해주스님 옮김 ▲사경지험기 성총 / 성재헌 옮김 ▲사명당대사집 유정 / 이상현 옮김 ▲의룡집 저자 미상 / 김석군 옮김 ▲응운공여대사유망록 공여 / 이대형 옮김 등 6권의 서적을 발간했다.

<무량수경연의술문찬>은 정토부의 3대 경전 중 하나인 <무량수경>에 대한 주석서로 유식학적 관점에서 경전을 해석한 책이다. 신라시대 고승 경흥이 찬술한 것으로, 원효·의적 등과 같은 당대 신라의 정 토 계통 저술을 남긴 학자들과 ‘정성이승定性二乘의 왕생’에 대한 다른 견해를 보인 것으로 주목된다.

<법계도기총수록>은 한국화엄의 주석전통을 대표하는 저술로 한국불교의 사자상승전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담고 있는 주석서다. <일승법계도>에 대한 현존하는 대표적 주석서인 이 책은 의상의 화엄세계와 의상계 화엄전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한국화엄의 주석전통을 대표하는 저술로서의 가치도 상당하다.

<사명당대사집>은 임진왜란에서 승병을 이끌고 나라를 구한 사명대사의 역동적 삶을 보여주는 시문집으로, 대사가 입적한 뒤에 그가 남긴 여러 종류의 작품들을 제자들이 수집하여 7권 1책으로 편집 간행한 것이다.

새로 발굴된 <의룡집>은 19세기 말경 범어사에 주석했던 의룡 체훈 스님(생몰년 미상)의 문집이다. 범어사를 중심으로 동래, 금정산성 등 여러 공간이 시의 소재로 쓰이고, 동래부사 등 지역인사들과 교류한 시가 다수 있어 대사의 문학이 지역적 성격을 지닌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경지험기>는 화엄경, 금강경, 법화경, 관음경 등 네 가지 경전을 사경·수지·독송하는 영험담을 엮은 양서로, 백암 성총(1631~1700)이 청의 주극부가 편찬한 <관세음지험기>, <역조법화지험기> 등 여러 책에서 내용을 발췌, 편집하여 1686년(숙종12년)에 간행했다. 명말 청초의 중국불교계와 조선후기 불교계의 동향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이다.

<응운공여대사유망록>은 도교적 성격이 강한 삼교일치론과 화엄경을 중시하는 조선후기 불교계의 경향을 보여주는 산문 위주의 문집이다. 여기에 실린 <용암전>은 공여 대사의 스승인 용암 혜언을 입전한 것으로 문집이 전하지 않는 용암에 대해 잘 소개한 글로서 특히 가치가 있으며, 당시 승려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화엄과 관련한 언급이 많다는 점은 조선후기 불교계의 사상적 경향을 잘 보여준다.

불교학술원은 오는 12월 <송운대사분충서난록>(신유한 저/이상현 역)을 포함한 4권의 역주서를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