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4-10-23 (목) 16:56
다른 이들을 자비롭게 대했던 일타 스님은 자신에게는 매우 혹독했다. 스님은 고승으로서 많은 제자와 불자들에게 존경받았지만 큰스님에 걸맞은 대우를 받기를 단호히 거부했다. 일타 스님이 상좌들이나 여러 고승들, 불자들과 맺은 아름다운 인연은 바로 타인을 자비로 대하고 자신은 경책으로 다스렸던 스님의 삶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스님의 속가는 한국 불교계에 전무후무한 41명 일가친척이 출가한 집안으로 유명하다. 소설 <인연1,2>(작가정신)은 일가친척 41명 출가의 기록이나 연비한 오른손에서 생사리가 나오는 이적, 7일 기도 중 빛을 발하는 방광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타 스님의 진정한 구도자이자 자유인으로서의 면모를 생생히 다루고 있다. 아울러 작가가 인도하는 일타 스님의 생을 따라가다 보면 성철 스님, 경봉 스님, 전강 스님 등 한국 불교계의 큰 산맥으로 우뚝 솟은 청정한 수행자들과의 아름다운 인연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과 마주친다.
소설은 화자 고명인이 등장하는 부분과 일타 스님이 주인공으로 직접 등장하는 병렬 구조로 이뤄져 있다. 소설 속의 고명인은 우리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고명인은 어머니를 여의고 상실감에 젖어 있는 인물이다.
고명인과 일타 스님은 각자 자신의 마음을 구하는 길을 걸어가다가 종국에는 한곳에서 합치된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고명인이 깨달음을 얻은 일타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자신만의 화두를 드는 장면은 일타 스님이 직접 고명인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불교 관련 소설, 에세이 등을 집필해온 작가 정찬주가 철저한 취재와 고증, 1년 5개월간의 집필로 완성했다. 책에서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찰, 암자 등의 사진을 각 장에 수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소설의 느낌이 보다 생생히 전달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초판은 2008년에 발행됐고, 이번엔 개정판이다. 스님의 행보와 사실의 기록인 행장을 넣었고, 상좌 혜국 스님의 의견을 받들어 게송 일부도 수정했다. 1권 352쪽, 2권 368쪽, 각권 1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