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재단법인 불교방송이 감사보고 내용을 놓고 윤제철 감사(사진)와 이사장 종하스님, 그리고 스님이사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불교방송 재단사무국은 지난 10월 2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감사보고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취재기자들을 퇴실시켰다. 이날 윤제철 감사는 의견진술서를 통해 불교방송의 현 운영상태에 관련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장을 비롯한 스님이사들과 고성이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붓다가 최근 입수한 의견진술서에 따르면, 윤제철 감사는 이날 이사회에 보내는 자필 의견진술서를 통해 “정부(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지난 해(2013년) 12월, 불교방송의 방송사업 재인가 조건의 하나로 재정확충방안을 수립하고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도록 조치하였다”고 상기하고 “감사 결과 다른 불교방송인 불교TV(BTN)는 매년 흑자를 내며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비해, 불교방송은 지난 7~8년간 계속적인 적자로 자본금 41억 5천여만원이 거의 바닥이 났으며, 이는 불교방송이 후원성금 모금에 소극적이었던데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불교방송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직원들 상여금을 체불하고 있고, 58억여원에 이르는 퇴직급여충당금도 적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감사는 지난 7월4일자 이사회 때 불교방송 살리기 후원금 모금을 위한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이에 이사장과 사장이 앞장설 것을 제안하였는데도 재단사무국에서는 아직 아무 대책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제철 감사는 또 “회계법인에 의한 외부감사는 집행부(재단사무국)를 견제하기 위한 제도인데도 재단사무국에서는 감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회계법인을 선정하였고, 이 외에도 감사에 대한 정당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았으며, 감사실(감사 집무실)에 재단사무국장을 배치하는 등 감사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7월4일 이사회에서 감사보고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언론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제철 감사의 의견 발표도중 이사장 종하 스님은 “감사는 감사하겠다고 왜 나에게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언성을 높였고, 스님 이사들은 “감사는 이사장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왜 문서화하느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제철 감사는 “감사는 독립성이 유지되어야 하며, 정부에서 불교방송에 대해서만 재정확충방안을 요구하고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를 받게 조치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방송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방송의 한 관계자는 “감사가 지적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논의하지 않고 감사에게 왜 그런 것을 문서로 남기느냐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