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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일곱의 여름, 친구의 권유로 단식을 하는 20일 동안 스님의 생활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들의 삶을 부러워하던 그는 2년 뒤 모든 것을 정리한 뒤 단 몇 벌의 옷만 챙겨 출가했다.

 
출가 후 승속 구분 없는 그의 수많은 설법과 강연은 당시 일본의 침략으로 피폐해진 중국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중국에서 남산 율종 11대 조사로 받들어지는 그는 1942년 원적할 때까지 수행 정진하며, 검약과 절제 등을 온 몸으로 실천했다. 그의 삶과 법문은 오늘날 남산 율학의 훌륭한 교본으로 남아 있다. 그는 근대 중국에서 허운, 태허, 인광 대사와 더불어 가장 위대한 4대 고승으로 꼽힌다.

 
<그저 인간이 되고 싶었다>(불광출판사)는 홍일 대사가 직접 써내려간 글을 가려 엮은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의 1부에는 출가하기 2년 전 신경쇠약증을 치료하기 위해 했던 20일간의 단식 체험이 들어 있다. 단식을 시작할 때 필요한 것들, 단식 중 보이는 증상, 단식 중에 마음 다스리는 방법 등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단식을 계획 중이거나 단식을 하고 있는 이에게 도움이 된다.

또 각 부 말미에는 경전이나 고승 대덕이 남긴 말씀 같은 명구 101가지가 실려 있다. 구절 하나하나가 인생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따스한 통찰을 담고 있어 삶의 지침으로 삼기에 모자람이 없다.

불교 종파 중 수행을 가장 중시하는 율종의 대표적 인물이 되어 출가 이후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히 수행에만 전념했던 홍일 대사. 그는 출가 한 뒤 단 한 번도 주지나 방장 같은 보직을 맡지 않고 자기 수행에 철저했던 위대한 고승대덕이었다.

이 책을 번역한 전영숙 순천향대 한국어교육원 초빙교수는 “홍일 대사를 소개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에 책에 평생의 업적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면서, “인연이 닿으면 홍일 대사의 모든 것을 담는 작업을 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24쪽,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