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善知識) 성철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불자와 시민들이 수행하는 공간인 ‘성철스님기념관’(이하 기념관)이 10월 1일 개관한다. 

성철스님 생가 터에 세워진 산청 겁외사에 마련된 기념관은 1층에는 성철스님 설법상을 모셔 참배공간으로 구성했고 2층 ‘퇴옹전(退翁殿)’은 불자들의 수행과 정진공간으로 사용된다.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1년 불필 스님과 원택 스님을 비롯한 문도들은 생가 터에 세워진 겁외사가 불자들의 신앙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기념관 불사에 착수했다. 

처음에는 성철스님 사상 전파를 위한 교육관 개념으로 기념관 불사를 시작했으나, 교육과 추모, 참배가 가능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 현재와 같은 기념관으로 설계했다.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이 되던 2012년 말에 기념관 설계도를 완성하고 열반 20주기였던 2013년 5월에 불사를 착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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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기념관의 외부 모습. 후학들의 정성이 곳곳에 배어있다.

기념관의 구체적 구성은 크게 1층 참배와 2층 수행정진 공간으로 나눠져 설계됐다.

연화좌대 위 여덟 개의 기둥이 건물을 받치고 있는 입구는 불교의 근간인 팔정도(八正道)를 의미하고 인도 구법승의 출발지였던 돈황 명사산의 월아천을 형상화했다. 양쪽 벽면에는 성철스님의 출가송과 오도송이 원형 직경 3m의 크기로 조각 설치되었고 더불어 생전 성철 스님을 볼 수 있는 여러 사진이 함께 배치되었다. 

현관 정문 입구 좌우로는 청동 부조형으로 제작된 금강역사 입상을, 위쪽에는 미륵좌불 부조상을 배치했다. 건물 정면 외벽 전체에는 도자 미륵불 1000불을 모심으로써 미래 미륵불 용화세계에서 미래불의 원력을 가진 모든 중생들이 영원에서 영원으로, 평화로운 세상에서 해탈을 누리며 살기를 염원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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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기념관의 1층 주실의 모습. 성철스님의 설법모습이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석굴 입구에 좌측으로는 ‘참선수행자에게 내린 경책글’, 우측으로는 ‘공부인에게 주는 글’이 1.5X3m의 규모로 대리석판에 조각돼 있다. 위 두 법문은 생전 끊임없는 정진을 당부했던 성철스님의 간곡한 가르침이 절실하게 새겨진 내용이다.

석굴의 현관인 성불문(成佛門)을 지나면 정면 안쪽으로는 5.6mX5m의 부조형 연꽃 만다라 조각상이 나타난다.

조각상 밑 부분에는 정면 왼편에 과거세 연등불, 현재세 석가모니불, 미래세 미륵불을 굴 형태 속에 모셨다. 그리고 중앙에는 흰 대리석의 성철스님 설법상(1.5m X 1.5m)을 모셨는데, 결제기간 해인사 대적광전에서의 성스럽고 장엄하며 위엄 넘치는 성철스님의 설법 모습을 재현했다.

성철스님 생전에 하안거, 동안거 결제 후 보름마다 설해지는 설법에 1천여 명이 넘는 사부대중이 참석하여, 확신에 찬 성철스님의 법문을 한 말씀도 놓치지 않으려고 경청하는 대중의 열정은 지금도 가슴 두근거리는 장관이었다.

석굴안 좌우 둥근 벽면에는 32cmX25cm의 청자감실 1000개를 만들어 25cm 금동 석가모니불 천불을 모셨다. 기원정사에서 부처님께서 천불화현의 자신의 형상을 외도들에게 보여주는 신통으로 귀의토록 절복하셨다는 고사를 형상화 하여 일체 선근 중생들이 성불함을 상징하는 내용이다. 

석굴 바깥의 왼쪽은 30cmX25cm의 도자기 아미타불 1000불과 관세음보살상(1.5mX3m), 오른쪽은 30cmX25cm의 도자기 약사여래불 1000불과 보현보살상(1.5mx3m)을 모셨다.

기념관 바깥 왼쪽 벽면에는 7.5mX10m 크기에 성철스님의 친필 원상을 바탕으로 하여 ‘보현행원품’을 새긴 석경을 전면에 부착하였고 그 반대편 기념관 오른쪽 벽면에는 성철 스님의 친필 불(佛)자를 바탕으로 하여 ‘금강경’을 새긴 석경을 전면에 부착하여 마무리했다.

2층 퇴옹전은 앞으로 참선과 절, 아비라를 비롯한 다양한 기도와 정진 및 강의가 이어질 수 있게 대중모두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겁외사 차원에서도 참선을 비롯한 다양한 수행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중들의 정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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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 바깥쪽의 벽면 모습. 아미타불 정토세계와 약사여래를 모셔 불자들의 기도정진에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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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불사를 총괄한 원택스님이 개관을 앞두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기념관 불사를 진행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은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알 수가 없고, 알려지지 않는 진실은 없는 진실이나 마찬가지”라며 “성철큰스님의 선수행 정신과 선사상을 세상에 널리 펼침으로써 세월 속에서 스님이 전설로만 남지 않고 시대를 초월해 살아있는 진실로 존경 받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념관을 건립했다”고 말했다.

원택 스님은 20여 년 전, 중국불교의 성지인 대동석굴, 용문석굴, 공의석굴, 맥적산석굴, 대족석굴, 라싸의 포탈라궁을 둘러보았고, 6년 전엔 인도의 아잔타석굴, 엘로라석굴, 산치대탑, 불교 8대성지 등을 탐방하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언젠가 인연이 되면 많고 많은 석굴 가운데 그 한 굴만이라도 우리나라에서 재현해 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원을 가슴에 품어왔다. 

원택 스님은 “이제 성철큰스님의 기념관을 건립하면서, 옛 석굴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삼세의 불보살님들이 상주하시는 개념의 도량을 구현하여 삼세의 모든 중생들의 발심장(發心場)이 되기를 염원하였다”고 말했다. 

참배 문의: 겁외사 종무소 055)973-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