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문하 중 전손사(顓孫師)라는 이가 있는데, 이름이 사(師)이고 자가 자장(子張)이다. 본시 진(陣)나라 사람이나 노나라에서 태어났고, 공자보다 48세 아래였다. <논어>에 나타나는 그의 성정은 괄괄한 편이었던 것 같다. 자장(子張)편에서 그는 “선비가 위급함을 보면 생명을 내걸고, 이득을 보면 의(義)를 생각하고, 제사에는 공경스러운 것을 생각하고, 상사(喪事)에는 애통한 것을 생각한다면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위급함을 보면 생명을 내건다(士見危致命)’는 내용은 유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그의 친구였던 자유(子遊)는 <논어>의 같은 편에서 이르기를 “내 친구 자장은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다. 그러나 인자하지는 못하다”고 평하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다소 격한 성정의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자의 문하 중에 복상(卜商)이라는 이가 있는데, 상(商)은 이름이고 자는 자하(子夏)이다. 자하는 위(衛)나라 사람으로 공자보다 44세 아래였다. 공자가 만년에 경전의 편정과 고대문화 연구에 종사하는 데 따라, 자유와 함께 중국의 옛 경전과 고대문화에 대해 깊이 공부해 유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공자가 세상을 뜬 이후로는 서하(西河, 지금의 하남성 탕음현湯陰縣)에 살면서 유학의 연구와 제자들 교육에 힘썼고, 위(魏)나라 문후(文候)의 스승이 되었다. 만년에 사랑하는 아들이 죽자 애통한 나머지 너무 울어 눈까지 멀었다고 <사기(史記)>에 전한다. 이것으로 보아 자하는 매우 침착한 샌님 같은 성정의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자하는 공자의 제자 중 대표적인 제자를 일컫는 ‘공문십철(公門十哲)’의 하나로 꼽히지만, 자장은 공문십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하와 자장을 비교하는 절대적 기준은 되지 못한다. 유자, 증자와 같은 뛰어난 인물도 십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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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닷컴 기자가 지난 1월 조계종의 한 교구본사에서 취재거부를 당해 문밖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취재를 하고 있는 장면. 사진=불교닷컴에서 캡쳐


자장과 자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의 두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과유불급이란 ‘정도(程道)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中庸)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인데,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이다.

‘과유불급’은 공자의 제자 가운데 특히 외교와 치재(治財)의 수완이 뛰어난 인물로 눈부신 활약을 한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누가 현명합니까?" 하고 물은 데서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자장이 공자(孔子)에게 “사(士)로서 어떻게 하면 달(達)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孔子)는 도리어 자장에게 반문하기를 “그대가 말하는 달(達)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자장이 답하기를 “제후를 섬겨도 반드시 그 이름이 높아지고, 경대부(卿大夫)의 신하(臣下)가 되어도 또한 그 이름이 나는 것을 말합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공자가 이르기를 “그것은 문(聞)이지 달(達)이 아니다. 본성이 곧아 의를 좋아하고, 말과 얼굴빛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며, 신중히 생각하여 남에게 겸손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제후를 섬기거나, 경대부의 신하(臣下)가 되어도 그릇되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달(達)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공자(孔子)는 자장의 허영심을 은근히 나무랐다.

한편 공자는 자하에게는 “군자유(君子儒)가 되고, 소인유(小人儒)가 되지 말라”고 타이른 적이 있다. 군자유란 자신의 수양을 본의로 하는 구도자를, 소인유란 지식을 얻는 일에만 급급한 학자를 말한다.

바로 이 두 사람을 비교해 달라는 자공의 말에 공자는 “자장은 지나쳤고, 자하는 미치지 못했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자공이 다시 “그러면 자장이 나은 것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으니라(過猶不及)”라고 답한 것이다.

불가(佛家)에서도 유가의 ‘중용(中庸)’에 해당하는 가르침이 물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중도(中道)일 것인데, 중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면 끝이 없을 것이므로 여기서는 간단히 ‘치우지지 않는 행동’, ‘바르고 성스러운 길’ 정도로 해두고 싶다.

공자께서 가르친 과유불급이라는 중용의 가르침이나 부처님께서 가르친 ‘중도’의 가르침은 모두 모자라든 넘든 지나친 것은 바르고 성스럽지 못함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불교언론 가운데 <불교닷컴>이라는 인터넷 매체가 있다. 이 매체는 불교계 매체 가운데 가장 비판적인 논조를 가진 곳인데, 아마도 그런 성향이 조계종 집행부의 심기를 여러 차례 불편하게 한 것 같다. 여기서 잘잘못을 가릴 수도, 가릴 이유도 없지만 조계종은 불교닷컴의 논조에 대한 불편함을 중앙종무기관 출입금지, 산하 기관 및 단체, 사찰의 광고 금지, 취재협조 제한 등으로 표현한 듯하다. 그런데 언론사에 대해 이보다 더 가혹한 조처는 없다. 취재처를 출입할 수 없고, 취재협조를 받지 못하면 언론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불교계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조계종 관련 기관과 사찰의 광고를 제한한다면 언론사의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언론사의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

이런 조처가 내려진 것은 지난 해 6월 말 경으로 기억된다. 한 두 달도 아니고, 반년을 넘어 8개월째에 이르고 있다. 해도 바뀌었고, 교계 밖으로는 정부도 바뀌어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불교계도 올해에는 주요 종단의 집행부가 바뀌었거나 바뀔 예정으로 있다. 여러 가지 답답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교계 안팎으로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이제 그만큼 했으면 됐다고 본다. 더 가면 지나친 것이 된다. 조계종이 불교닷컴에 요구한 내용들은 이런 방식의 제재가 아니라 대화 또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심판 등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마도 조계종의 단호한 의지와 불쾌함을 <불교닷컴>도 잘 인식했을 것이라고 본다.

한 언론사의 문들 닫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조계종이 이쯤에서 불교닷컴에 대한 제재를 푸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