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 신입생 위한 OT는 ‘음주’ 대신 ‘재미ㆍ유익’이 가득하다! 대학마다 신입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OT) 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의 기독인연합이 기독 새내기들을 위한 특별한 OT를 준비 중이다.

전국 각 대학의 기독인연합이 진행 중인 ‘기독새내기OT’는 대학문화를 처음 대하는 신입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당당한 기독인으로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되고 있다.

특히 기독 선배들 및 교수들과의 교제는 신입생들에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이며 캠퍼스 생활의 처음을 예배로 시작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올해의 OT는 기독 선배와 교수들, 그리고 여러 선교단체와 지역교회가 연합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등 15개 학교의 OT 일정이 확정된 상태다.

불교 미디어에 웬 기독교 이야기? 짐짓 놀란 독자님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윗 글은 기독교계 언론에 등장한 대학 신입생을 위한 기독인 연합의 준비소식을 인용한 것이다. 너무 부럽기도 하고, 불교계의 대학생 포교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해서 우정 소개한 것이니, 놀라지 마시기 바란다.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기에, 우리가 대학생 포교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것이기에 부러운 마음으로 옮겨본 것이다.

하긴 불교가 강세인 영남지역 소재 대학들의 동아리에도 불교학생회의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회원모집이 안 되고 있다는 소식이고 보면, 이런 기독교의 대학 신입생을 위한 부산한 준비는 사실 꿈같은 이야기에 가깝다.

며칠 전, 모교의 불교학생회 회원들과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 1년을 최소의 인원으로 근근이 지탱해온 불교학생회의 회원이 올해는 단 1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땐 눈앞이 캄캄해졌다. 동아리를 유지하려면 신입생을 대상으로 불교학생회 회원모집을 해야겠는데, 혼자 힘으로는 아무리 고민을 해도 방도가 없으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재학생 후배의 한숨어린 하소연을 들으면서, 난감하기가 비길 데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에 여러 동문들이 뜻을 모아 사실상 문을 닫았던 불교학생회를 가까스로 살려내는 일을 했었는데, 1년 만에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고 하니 맥도 빠지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어린이, 청소년과 젊은 층에 대한 한국불교의 외면이 불러온 참담한 현주소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캠퍼스를 오가는 수천 명의 대학생 가운데, 불교학생회 회원이 단 한 명이라니! 더구나 이런 현상이 기자의 모교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인 것이니! 이를 어쩔 것인가.

하긴 유아 및 어린이를 교육하는 불교운영 보육 및 교육시설이 경쟁종교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하고, 그나마 하나 있는 중앙승가대보육교사교육원마저 해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해 폐원 위기에 처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고,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은 손에 꼽을 정도고, 중고등부 법회는 거의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니 어떻게 대학의 불교 동아리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솔직히 이런 현실에서 대학의 불교학생회에 많은 회원이 확보되기를 바라는 것이야말로 연목구어가 아니겠는가.

현 정권 들어서 도처에서 불교를 홀대하고 특정종교에 편향된 일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절집 전체가 아우성을 친 일이 있었다. 이 아우성은 지금도 여운처럼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도 따지고 보면 도처에 그 종교를 믿는 이들이 많기에, 또 국가와 사회를 움직이는 요직에 그 종교를 신앙하는 이들이 두루 포진해 있기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내키지 않지만, 이 역시 엄연한 인과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것도 저것도 종교편향이라고 볼멘소리만 습관처럼 늘어놓을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전국의 모든 절에서 유아, 어린이 포교에 뛰어들어야 한다. 절의 신도 중에 한 사람이라도 추천해서 중앙승가대보육교사교육원에 입학을 시키고, 주변을 수소문해 어린이 지도교사 자격을 가진 불자를 구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세우고, 어린이법회와 중고등법회를 개설해야 한다. 청년회도 설립해 신도의 자제들부터 회원으로 가입시켜 불교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런 일을 방치하면서, 짐짓 외면하면서 불교의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은, 또 종교편향을 따지는 것은 민망하고, 속보이고, 부질없는 일이다.

다 알고 있지만, 애써 애면하고 있는 부처님의 이 가르침이야말로 현 한국불교가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야할 처방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