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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남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수행하는 작가, 솔직한 작가, 가족과 사랑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작가로 잘 알려진 노희경이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마치고 행복을 전하기 위해 고민해결사로 나섰다. 『사랑하지 않은 자 모두 유죄』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하기도 한 노희경이 2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행복하기 행복전하기’ 노희경의 즉문즉설을 열었다. 즉문즉설 문답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문: 저는 작가가 꿈입니다. 노희경 작가님의 오늘을 이루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은 노력 열정 능력 인맥 운 중에서 첫 번째가 열정이고, 두 번째가 운, 그리고 인맥, 능력, 노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설마 첫 번째가 노력이라고는 하지 않겠지요?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고 한계가 있더라고요?

답 : 이분은 운하고 인맥이 좌우한다고 보는 거예요. 저는 이분이 첫 번째 쓴 게 맞다고 생각해요 노력 열정 능력 인맥 운. 사실 요즘은 좀 바뀌었어요. 최근에는 인맥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를 하다 보니깐 저는 공모를 했어요. 모든 사람이 2000여 명 중 그중에서 뽑힌 거예요. 인맥에 상관없이 처음에는 오직 인맥 없이 능력만으로 지금은 인맥 같아요.

감독이 일해주지 않으면 저는 일을 할 수가 없어요. 배우가 제 작품에 들어오기 거부하면 전 일을 할 수 없어요. 전 ‘능력으로 먹고 사세요’ 이런 질문에, 아닌 거 같아요. 30대 초반까지도 능력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인맥인거 같아요. 요즘에는 가령 이런거에요.

이영애 씨가 27살에 같이 일했어요. 그 친구가 저보다 3~4살 밖에 안 어린데. 어, 그럼 그 친구 나이가 나오네. 아닌가? 그 친구가 저랑 일할 때만해도 그렇게 인기 있는 친구가 아니었어요. 탑을 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한류스타의 자리에 오르는 누구나 캐스팅하고 싶어 하던 친구는 아니었어요. 내가 사는 이유라는 드라마를 십년 전에 했었는데 싫었어요. 저는 더 이름 있는 배우를 쓰고 싶었어요. 그 친구에게 빡빡하게 했는데 다행히 못하던 친구가 잘해지는 거예요. 정말 열심히. 방송가 친구들은 알지만 그 친구의 예의바름이라든가 노력하는 거는 평이 자자하거든요.

드라마가 24회 갔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전에 처음2회를 한 이영애와 24회의 이영애는 다른 거예요. 계속 미워한다고 나갈까 얼굴도 안 마주칠까 이런 생각하고 가만히 있는데, 그건 아닌거 같애. 내 양심에 자꾸만 찔려서 어느 날 영애한테 ‘미안하다 너 연기 잘하더라’ 그랬어요. 그 친구가 내 느낌에는 나를 피하는 거 같았어요. 그때 그 친구 얼굴이 지금도 생각나요. 감동한 얼굴로 ‘정말 맘에 드느냐?’

그래서 아 그렇다 함부로 말할게 아니다. 지금 못해도 시간이 가면 과정이 있는데 처음에 못하는 거는 버벅댈 수 있거든요 옷을 입는 과정 속에서.

그 친구가 제가 데뷔하고 2~3년 안에 겪은 경험이기 때문에 아 지금 못하는 친구가 신인 때 방송국엔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요. 유승범하고 공효진 그 친구들도 저랑 할 때 데뷔했는데 처음에는 방송국에 왜왔냐 그랬어요.

지금은 하고 싶어도 못해요. 근데 그렇게 지금 힘이 없다고 계속 없는 게 아닌 거 같애요. 힘이 있다고 계속 있는 것도 아닌 거 같고 그냥 사람한테는 인간답게 대해주면 저 같은 경우는 시청률도 안 나오는데 같이 일하자는 감독이 있고 배우가 있으니까 스케줄이 잡혀요 혼자는 어려운 일 같아요. 요즘에는 인맥이라고 그래요. ‘너 참 운 좋다’ 그러면 아 난 운 좋다. 인맥이 좋다 그럼 맞다 참 그렇다 그래요.

사람이 중요하구나 가면 갈수록 알아가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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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본인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중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 저 많죠. 자기가 싫어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의리 없음이라든가 시기, 질투 이런 것을 보고 인정하기 어려운거 같아요. 지금도 어려워요.

제가 동료가 있어요. 사람들이 그 사람 작품이 좋대는거에요. 그런데 나는 싫은 거예요. 보지도 않았어요, 사실 별로. 근데 어느 날 그러고 보니 대게 불편하고 누가 ‘어떤 동료 작품 좋으세요?’ 이런 질문 받으면 불편해요. 씹어줄 건 많지만 칭찬해줄건 없는 거지.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친구 작품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좋아할 땐 이유가 있겠다고 제가 그 작품을 봤어요. 정말 좋은 거예요 작품이. 이걸 나만 알고 갈 수 없어서 그 친구한테 말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내가 편할 거 같았어요. 경쟁자이기도 한 친구인데 ‘야 진짜 작품 좋더라. 질투가 나더라’ 그 얘기를 하는데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렸어요. 인정하고 싶지가 않아서 전 되게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근데 하고나니까 내가 편한 거예요. 내가 편하고 좋고 그런 친구가 있다는 거 정말 좋은 일이지 감사할 일이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딜 가든지 요즘가면 그 친구 얘기를 꼭 해요.

‘질투 나요’ 이런 말이 창피한 게 아니구나. 아 하고 나니깐 시원하네. 질투한다 그러니깐 싫어할 줄 알았는데 좋아하는 거예요.

‘노희경이 질투할 만큼이야 내 작품이 야 이거좀 신난다.’ 이래요.

그러면서 아 참 어리석었다. 누가 나를 부러워할 때 나도 싫은 기분이 아니거든요. 부러워하고 질투할 땐 그럴 수 있겠구나 나도 그렇게 애기하면서 물어보죠 계속 질투할래 아니면 공부할래 개껄 그 친구 장점을 공부할래, 그 친구 작품을 유심히 봐요 장점 같은 거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요 장점을 봐서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 옛날에는 아으 짜증스럽게 욕하면서 볼 때보다 재밌어. 꽃보다 남자도 재밌다니까. 표 감독하고 얘기 했어요. 그 전에 방송이 나갔잖아요. 케이비에스 시간대가 죽었네, 미니시리즈는 안대네 어쩌네.

그런데 꽃보다가 1회부터 난리가 난거에요 그런데 보면서 아~~~ 그냥 보다보니 시간이 가는 거예요. 제 작품을 보면서 앉아서 이렇게 봐야대는데 편하게 봐 지더라구요. 아 그래서 편하게 쓰라는 게 이런 거구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많은 것 같아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 보면서 아 또 그럴 때 그게 나쁘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내가 누굴 질투하는 게 나쁘다 시기하는 게 나쁘다가 내 인식 속에 있는 거지. 그리고 내가 누굴 원망하고 욕하고 뒷다마친다 그러잖아요. 그런 거를 나쁘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요즘에는 지금은 나는 그런 애에요. 그 걸 이해하는 친구들은 놀고 이해하지 못하면 덜 놀고 그러면서 편해지는 것 같아요. 별거 아니구나. 질투할 수도 있지. 뒷다마할 수도 있지 나도 했으니까. 남이 해도 괜찮아요. 나도 했으니까. 그러면서 편해졌어요. 아마 자기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나쁘다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문 : 저는 제 주변에 가깝게는 가족에게 약간 별종이란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삶의 방식과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다고 별종 취급받는 건 올바른 게 아니야 하고 생각하다가도 제가 변변치 못한 모습을 하고 있어선지 금방 기가 죽곤 하지요. 전 제 인생을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이게 맞는 길이 아닌가 스스로 무너져버리고 만답니다. 제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신념을 갖고 싶어요.

어느 친구가 그러는 거야. ‘야 너희조카 병원에서 봤는데 사고한번 안치게 생겼더라.’

하긴 보면 저도 사고 안치게 생기지 않았어요? 저도 어머니가 뻑하면 저 땜에 학교에 오셨어요. 다 별종인 거 같아요. 별종 아닌 인간이 없는 거 같아요. 평범한 인간을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우리언니는 자기가 평범하다고 얘기를 해요 집에서 살림하고 결혼해서 형부 일하고 애들 있고 되게 평범하다고 얘기해요. 그런데 굉장히 따뜻해요. 전 안 그래요. 우리 형부도 일하고 건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사고도 가끔 치고 살아요. 그런데 보통사람 같지 않게 훨씬 인내심도 많고 큰 부분도 대개 많아요. 다 다른 거 같아요. 특별한 거 같아요. 별종이란 소리를 좀 더 많이 듣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좀 더 많이 들었어요. 전 듣고 싶었어요 그말이. 근데 내 머리 속에는 다르게 들리는 거예요. ‘아 나는 특별한가봐’ 이렇게. 특별한 애 괜찮네. 백수로 살건 남들하고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건 중요하고 좋은 거 같아요.

이런 게 있어요. 사람들이 저를 보는 게 대게 이상했나 봐요. 지금은 가족이랑 같이 사니 좀 난데, 예전에는 동생이랑 둘이 살 때 여자들이 그 집에서는 나오지 않아요. 제가 담배를 많이 펴요 지금은 줄었는데 가끔 일주일에 한두 번 담배를 보루씩 사서가요 그런데 그 여자들이 맨날 침울해. 저 같은 경우 일하는데 꾸미겠어요? 추리닝입고 슬리퍼 신고.

가끔 남자들이 들락거려요, 감독들이 들락거리죠. 일하는 사람들이 다 남자니까.

그리고 가끔 외제차가 와서 은밀하게 이야기해, 연기자가 왔다 간 거지.

근데 중요한건 애들이 안 나와 근데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탔어요. 근데 그날 제가 무릎 나온 추리닝을 입고 까만 봉지에 담배를 보루 째 담고 있었어요. 나를 보는 표정이 정말.

사람들이 이렇게는 생각한 거 같애요. 애는 돈은 있는 거 같애. 집이 부잔가? 동네사람들이 물어보면 뭐하세요? 그러면, 백수에요 그래요. 요즘에는 안 그래요. 그런데 내가 은근히 상처받았나 봐요. 사람들이 숙덕거리잖아요. 난 열심히 살아가지고 전셋집도 마련하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그러는 게 싫었나봐요. 요즘에도 가끔씩은 해요.

불편하면 안하면 되잖아요.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이상하단 소리를 안 들을 수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