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이 주관하는 ‘2009 올해의 논문상’ 수상자 안성두 교수(서울대 철학과)에 대한 시상식이 12월 11일 오후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안성두 교수의 수상논문은 ‘원측(해심밀경소) 티벳역의 성격과 의의-일체법상품을 중심으로’. 심사위원장 김성철 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논문에서 원칙과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 매우 탄탄한 논문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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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평론> 홍사성 주간으로부터 상패를 수여받은 안성두 교수는 “매우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고맙고 기쁘다”며 “앞으로 인도-티베트 불교의 연구에 집중해 한국불교학의 세계화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올해의 논문상’은 불교평론이 전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불교관련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논문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인도철학> 제27집에 실린 안성두 교수의 ｢원측 <해심밀경소> 티벳역의 성격과 의의 - ｢일체법상품｣을 중심으로 -｣는 현재 티벳 승원에서 유식학 공부를 위한 지침서로 사용되고 있는 문헌인 해심밀경소가 티벳어로 번역된 과정을 추적한 논문이다.

<해심밀경소>는 신라 승려인 원측의 저술로, 9세기 초 법성(法成, Chos grub)에 의해 티베트어로 번역된 후, 한문 문헌 가운데 드물게 티베트장경에 편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티베트의 승원에서 유식학 공부를 위한 지침서로 사용되고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안성두 교수는 이 논문에서 ‘법성의 티베트역 <해심밀경소>’에 기술된 경전명이나 용어, 또는 인용문 가운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티베트장경의 <해심밀경>’ 및 ‘돈황본 <해심밀경>’에서 사용된 번역어와 비교하면서 그 번역 과정을 추적했다. 그리고 ‘법성 역 <해심밀경소>’에는 두 층위가 있는데 인도찬술 문헌을 인용한 곳을 번역할 때에는 티베트장경의 용어법을 사용하며, 원측의 해석을 번역할 때에는 한문의 축자번역을 많이 시도한다는 점을 그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안 교수는 또 <해심밀경소>의 티베트역본에 의거하여 <한국불교전서>에 실린 한문본 <해심밀경소>의 오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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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두 교수의 수상소감 요지.

<해심밀경>의 원측소(疏)는 대단한 주석서다. 불교학 성과를 통틀어 살펴볼 때에도 <해심밀경> 원측소만큼 광대한 주석소는 찾아보기 어렵다. 티베트의 쫑카파의 학자들도 원측소를 다수 인용하고 있을 정도다. <해심밀경> 원측소는 법성이 824년 경에 티베트어로 번역한 것인데, 확인해보면 잘못된 부분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 소가 번역될 시기에는 티베트에서 아직 번역에 대한 기준칙서가 반포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티베트역을 가지고 한역과 비교하여 연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역경이 한문을 한글로 옮기는데만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범파장한(범어, 팔리어, 티베트어, 한문)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한문번역으로만 원측소를 보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심밀경소를 티베트어로 번역한 법성의 번역은 비록 잘못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 그런 오류를 교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문역에 범어(산스크리트어), 팔리어, 티베트어 장경에 대한 이해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한국불교학도 세계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인도-티베트 불교의 연구에 전념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