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매일 『관음경』을 독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경전은 ‘여시아문’으로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관음경』만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답> 대·소승 경전을 막론하고 모든 경전의 첫머리는 ‘여시아문(如是我聞)’ 즉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경전의 구성이 이렇게 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무렵에 다문제일(多聞第一)이었던 아난(阿難)에게 부탁하시기를, 모든 경전의 첫머리에 이 말을 두어서 다른 외도(外道)들의 경전과 구별이 되도록 하였다는 설이 그것입니다.

두 번째는 부처님의 열반 소식을 전해들은 가섭(迦葉) 존자가 서둘러 쿠시나가라(부처님 열반의 땅)로 오는 도중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하는 무리들과 만나게 되어 큰 우려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섭 존자는 부처님의 장례를 마친 후, 첫 번째 결집(結集), 즉 경전 편찬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때 참석한 비구는 5백 명이었는데 왕사성 교외에 있는 칠엽굴(七葉窟)에서, 지계제일(持戒第一) 우바리(優婆離) 존자는 율(律)을, 아난 존자는 경(經)을 각기 독송하였다고 합니다. 그때 참석한 5백 대중들은 본문을 검토하여 교단의 이름으로 경전편집이 이루어진 것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집은 부처님 입멸 후 백 년 만에 또다시 개최되었는데 이때는 7백 명의 대중이 참석하였고, 이를 제2결집이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인도에서는 4번에 걸친 경전결집이 이루어졌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경전의 서문에는 반드시 육성취(六成就)라고 하여 6가지의 형식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여시아문’도 바로 육성취의 하나입니다.

다시 말해서 ‘여시’란 경전 속에서 설법하고 계시는 부처님의 말씀을 가리키는 것이고, ‘아문’이란 경전의 편집자인 아난이 말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지요. 즉 경전이 불설(佛說)임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관음경(觀音經)』에는 왜 이러한 육성취, 즉 ‘여시아문’이 없느냐 하는 점이 문제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관음경󰡕은 전체가 28품(品)으로 구성된 『법화경』 가운데 제25품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을 가리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시작인 여시아문이 없고 무진의(無盡意) 보살이 일어나서 질문하는 내용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법화경󰡕을 편집하면서 당시 단독 경전으로 유통되고 있던 『관음경』을 제25품으로 포함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