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대체로 사람들은 종교라고 하면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불교는 과학적인 이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과학적이란 말에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이 우주가 팽창한다고 하고, 또한 석탄이나 석유가 고갈되어 가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 말은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결코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한 부분만을 본 것에 불과할 뿐 전체를 보지 못한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량불변의 법칙에서 인용되고 있는 말을 소개해 보면, 예를 들어 여기 담배 한 개비가 다 탔다고 했을 때 이것이 현상적으로는 분명히 없어지고 말았지만 실은 완전히 소멸된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재와 날아간 담배연기와 각종 원소를 종합하여 그 무게를 달아보면 타 버리기 이전의 담배 한 개비의 무게와 똑 같다고 합니다.

또한 에너지 불변의 법칙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 1000kw 혹은 기름 몇 드럼을 다 소비했을 때 현상적으로는 분명 기름이 없어졌으나 전기와 기름이 그대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에너지로 변해 공중에 흩어져 있는데 이것을 일컬어서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산업사회의 급속한 발전과 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하여 허공에 뭉친 열기가 지상으로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미증유의 가뭄과 폭염 등 지구상에 이상기온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결국 에너지가 그냥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하나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현상적으로는 일시 줄어들었는지 몰라도 그 에너지가 결국 다른 모습으로 우주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결론이지요.

부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원리를 부증불감으로 표현하신 것입니다. 어느 한 부분만을 바라본다면 증감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면에서 본다면 증감이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사물의 이면의 모습은 인과 연에 의해 성립하고 있을 뿐, 그것을 성립시키고 있는 원인과 조건이 사라지면 곧바로 따라 없어져 버리는 연기(緣起)의 입장에서 사물을 관찰하신 것이지요.

누군가 성남에서 서울로 이사를 한다면, 분명히 성남시 인구는 한 세대가 줄고 서울에서는 한 세대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때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증감이 있을까요? 이와 같이 부분적으로 보지 않고 전체를 통해서 바라보면 바로 부증불감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 불교의 이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