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매일 󰡔반야심경󰡕을 사경하고 있는데 실은 사경의 뜻도 잘 모릅니다. 사경 공덕과 유래, 그리고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답; 사경(寫經) 공덕에 대해서는 대승경전의 대다수에서 찬탄하고 있지만, 특히 󰡔법화경󰡕에서 제일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옛날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여러 사람들에게 경전의 가르침을 전해 주기 위해서는 필사(筆寫)하여 옮겨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글자 한 글자씩을 정성껏 옮겨 쓰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수행 방법이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사경은 널리 행해져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인도의 원시불교에서는 모든 경전이 기억과 구술(口述)에 의해 전승되었으므로 필사하는 방법이 필요 없었습니다. 후대에 경전이 문자화 되면서 패엽(貝葉)이라고 하여 다라수(多羅樹) 잎에다 경전을 적어서 보관하였습니다. 현재 가장 오래된 사경으로는 중앙아시아의 우전(于闐)에서 출토된 󰡔경게집(經偈集)󰡕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록 단편(斷片)이긴 하지만 기원 전후의 필사본이라고 추정되며, 자작나무 껍질에다 먹으로 쓴 것입니다.

종려나무 잎에다 아주 섬세한 필촉으로 먼저 자국을 낸 뒤, 그 위에 기름을 발라 두면 색깔이 까맣게 변합니다. 동남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지금도 이러한 방법으로 필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 돌에 새긴 석경(石經)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즉 불교를 영원히 후대까지 전하기 위하여 경전을 돌이나 바위, 암벽 등에 새기는 방법이지요. 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중국의 방산석경(房山石經)이고, 우리나라에도 지리산 화엄사에 단편(斷片)이긴 하지만 국보로 지정된 화엄석경(華嚴石經)이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불경만은 후세에 온전하게 전하겠다고 하는 불교도의 처절한 원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경한 것은 원찰의 복장으로 보관하든가, 아니면 책으로 묶어서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는 다른 불자님에게 나누어 주어도 좋은 공덕이 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깨끗한 장소에서 소각을 하셔도 무방합니다.

또한 사경의 종류에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쓴 여법경(如法經), 여러 날 동안 쓴 점사경(漸寫經), 한꺼번에 쓴 돈사경(頓寫經), 한 사람이 일체경을 다 쓴 일필경(一筆經), 금이나 은으로 쓴 장식경(裝飾經), 선망(先亡) 부모를 위해 피로 쓴 혈사경(血寫經)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