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불교공부를 하다보면 일승, 삼승이란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때 그때 책을 보거나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면 알 것 같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알쏭달쏭 헷갈립니다.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십시오.

답; 일승(一乘)과 삼승(三乘)의 문제는 옛날부터 불교계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일승이란, 부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여러 가지 교법을 설해 주셨지만, 궁극적으로는 오직 하나라는 말이지요. 즉 모든 중생들이 성불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직 하나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에 비해 삼승은, 중생들의 근기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성문(聲聞)ㆍ연각(緣覺)ㆍ보살(菩薩)의 가르침으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견해가 논쟁의 핵심으로 대두 된 것은 중국에서 생겨난 종파(宗派) 불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것을 요약하면 ‘일승진실 삼승방편설’과 ‘삼승진실 일승방편설’로 나뉘게 됩니다.

전자는 마치 비가 온 누리에 똑같이 내리지만 초목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양이 각각 다르듯이, 부처님의 교설은 오직 한 가지뿐이지만, 중생이 자신의 능력과 입장에 따라 이해하고 납득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방편으로 삼승을 설하셨을 뿐, 실은 모든 중생을 성불의 길로 인도하는 오직 일승의 가르침만이 진실이라는 주장이지요. 이와 같은 생각은 『법화경』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대하는 두 번째 주장은, 사람은 각각 능력과 소질이 다르기 때문에 실천 수행하는 방법도 거기에 따라 고유한 가르침이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문에게는 사성제의 가르침을, 연각에게는 12인연법을, 보살에게는 육바라밀이 보다 진실한 가르침이며,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 보다 신속하게 성불할 수 있다는 견해에서 보면, 오히려 일승의 가르침은 다만 방편일 뿐이라는 주장이지요. 이는 『해심밀경』에 근거하고 있는 법상종(法相宗)의 주장입니다.

이렇게 보면 두 견해는 간단히 우열의 입장에서 해결할 성질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다양성에 대응한 구별이 삼승이라 한다면, 보편성을 표명한 것이 바로 일승이라고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훌륭한 배나무라고 하더라도 작은 사과 하나를 열매 맺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각자의 개성 그대로가 이미 완성품이므로.

그런 의미에서 서로 다른 점이 바로 삼승에 비유되는 다양성이라면, 과일이라는 공통성이 바로 일승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