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참선만이 성불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참선만이 가장 좋은 것인지, 그리고 참선은 꼭 시민선방에 가서 해야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집에서도 가능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불교의 수행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질문한 참선 이외에도 염불, 독경, 주력, 기도 등이 있지요. 이것은 마치 서울역에 가는 길이 여러 곳으로 나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만약 오직 한 길밖에 없다고 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수행방법 가운데서 각자의 적성에 가장 알맞은 것, 하고 싶은 것 한 가지를 선택해서 열심히 수행하면 결국 성불할 수 있습니다.

단지 참선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온갖 번뇌와 망상을 깨끗이 쓸어 내고, 일념으로 정신통일을 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어느 것이 가장 좋은가, 또한 참선은 몇 년이나 해야 하며, 꼭 선방에 가서 해야만 하는가, 등이겠지요. 선(禪)이 가장 혐오하는 것은 바로 그 같은 사리분별입니다. 왜냐하면 선이란 ‘속박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성을 참구하는 것은 그러한 속박이나 얽매임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까닭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정의 세계를 비유할 때는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가을 하늘, 혹은 실낱같은 물결도 일어나지 않는 호면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검기로 말하면 칠흑과 같고 밝기로 하면 태양과도 같으며, 크기로 말하면 광활하여 끝이 없고 작기로 하면 바늘구멍보다 작아서 아무것도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잔인하기로 하면 사나운 야수보다 더하고 자비롭기로 하면 순한 양과 같기도 하지요. 이렇게 극단적이고 측량할 수 없는 무명의 마음을 순화시켜 최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방법이 바로 참선수행인 것입니다.

참선은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을 초월하여 말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를 체험하고 입증하고자 하는 수행방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을 아는 것은 지혜이고 자신을 아는 것은 깨달음이다”고 한 󰡔법구경󰡕의 말씀처럼, 바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고독한 투쟁이지만 무명을 제거하는 데 최상의 길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소 문제는 꼭 선방에 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고 집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해 나아가는 생활이 바로 참선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