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사성제와 팔정도(八正道)는 모두 부처님의 초기설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성제가 우리 인간들의 삶이 갖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진단한 것이라면, 팔정도는 그 진단에 대한 처방과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팔정도(八正道)란 깨달음에 이르는 여덟 가지의 올바른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첫 번째 정견(正見)은 바르게 보기, 또는 바른 이해와 견해를 말합니다. 그리고 정견은 팔정도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 덕목입니다. 왜냐하면 나머지 정사유(正思惟) 이하는 어떻게 하면 정견에 이를 수 있는가 하는 구체적인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바르게 본다’는 것은 어떻게 보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있는 그대로 보는 것’ 또는 ‘편견 없는 마음으로 보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혹시 우리가 사물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중심적이거나 주변 환경에 따라, 편견과 차별하는 마음으로 왜곡되게 보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사유는 바르게 생각하기입니다. 정어(正語)는 바른 언어, 정업(正業)은 바른 행동, 정명(正命)은 바른 직업, 정정진(正精進)은 바른 노력, 정념(正念)은 바른 기억, 정정(正定)은 바른 집중을 뜻합니다. 이같이 불교교리는 현실적이고도 실제적입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어려운 언어를 사용하시거나 어려운 교리를 가르치시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꼭 명심하여야 할 것은 깨달음의 실천덕목으로 제시된 팔정도 가운데는 부처님 당신을 믿으라고[가령 정신(正信) 같은 것] 강조한 항목이 일체 없다는 사실입니다. 즉 불교는 어떤 도그마(Dogma)에 대한 고백이나 믿음을 가짐으로써 인간이 처한 내면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인간이 처한 실존적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고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확실한 해법을 제시해 주고 있을 뿐이지요.

불교는 그만큼 관용성과 포용성을 지닌 종교라 할 수 있겠고, 인간의 이성(理性)을 중시하는 가르침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