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리 절의 부처님은 손이 우리처럼 두 개뿐인데, 다른 절에서 손이 굉장히 많은 불상을 보았습니다. 단체 여행이라 시간에 쫓겨서 손의 숫자를 헤아려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 불상은 어떤 불상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답>질문하신 불상(佛像)은 아마 ‘42수(手)관음상’이 아닌가 합니다. 즉 가운데 본체(本體)에 두 손이 있고, 다시 왼쪽에 20수, 오른쪽에 20수를 합치면 42수가 되는 관세음보살상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보통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이라고 부릅니다. 관세음보살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왜냐하면 관세음보살님의 한 손은 25유(有)를 관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25유란 우리 중생들이 윤회하는 생사의 세계, 즉 욕계(欲界)의 14유, 색계(色界)의 7유, 그리고 무색계(無色界)의 4유를 말합니다. 따라서 왼쪽과 오른쪽의 40수에 25유를 곱하면 천수(千手)가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하나의 손마다 모두 눈이 있기 때문에 다시 천안(千眼)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관세음보살님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관세음보살님은 그만큼 우리 중생들을 모두 남김없이 보살피시고,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다 제도하시겠다는 크나큰 대자비를 당신의 원력(願力)으로 삼고 계시는 분입니다. 손마다 들고 있는 지물(持物)도 역시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중생의 근기(根機), 즉 능력과 개성에 맞추어 거기에 꼭 맞는 교화를 하시기 위한 것으로 여러 가지 서원이나 덕성을 묵시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손은 연꽃을 들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번뇌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을 상징하는 것이고, 법륜(法輪)은 진리의 끊임없는 전파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의주는 모든 중생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고자 하는 불․보살님의 능력을 보이는 것이며, 칼은 지혜의 단호하고 날카로운 면을 나타내고, 감로수병은 중생의 병고를 없애 주시고자 하는 서원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진리의 길로 이끌어 주시려는 관세음보살님의 원력을 천수천안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