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0 (화) 00:00
<문> 관세음보살은 남성인가요, 여성인가요? 우리 할머니는 매일 ‘관세음보살…’ 하고 염불을 하십니다. 그래서 관세음보살이 누군가 하고 궁금해서 절에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도대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할머니께 사람들이 ‘보살님’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여자 같기도 하고? 알려주세요. |
<답> 때에 따라 남성도 되고 여성도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관세음보살의 어원을 살펴보기로 하지요. 인도의 고대 언어인 범어(梵語)에서는 남성, 여성, 중성명사로 구별됩니다. 관세음보살의 원어라고 할 수 있는 ‘아바로키테슈바라(Avalokitesvara)’는 남성명사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언어학적인 해석에 따른다면 관세음보살은 남성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를 엮은 본생담(本生譚)에는 547편의 보살이야기가 나오는데, 원래 보살이란 원력을 세우고 수행할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봉사하기 때문에 남성, 여성의 구별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보살은 한결같이 남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살펴보더라도 관세음보살님은 분명히 남성적 보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후대에 바라문교의 여신(女神) 숭배사상이 불교에 유입되면서부터 점차로 여성화된 듯합니다. 그것은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끊임없이 자애를 베풀듯이 중생들의 고뇌를 감싸고 어루만져 주는 자비의 관음상을 모성(母性)적인 권화(權化)로 변화시킨 것이지요.
따라서 고대(古代)의 관음보살상은 남성적이고 이지적이며 용맹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데 반하여, 후대의 관음보살상은 여성적이고 또한 모성적인 자애로운 상호(相好)가 많습니다.
그러나 소의경전(所衣經典)인 관음경(觀音經)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관세음보살은 남성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여성이 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동남(童男), 동녀(童女) 등 32응신(三十二應身)으로 변화하여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그 행위에 따라서 누구나가 관음보살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자, 이제 궁금증이 풀렸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