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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성 봉린산 안국사(安國寺)

| | 2010-05-19 (수) 17:27

북한 국보 문화유물 제34호. 평안남도 평성시 봉학동
고구려시기 창건, 1786년 중창.

안국사는 평안남도 평성시 봉학동 봉린산(鳳麟山)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안국사는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34호로 지정되어 있다. <평안남도자산부안국사사적비>에 의하면 이 절은 503년(고구려 문자왕 12년)에 법석 현구가 20여년에 걸쳐 지은 것이라 한다. 지금도 사찰 주변에서 고구려 시대의 와편이 발견되어 창건 시기를 짐작케 한다. 이 절은 1419년(조선 세종 1년)에 중창하였고, 1654년(효종 5년)과 1785년(정조 9년)에도 중수하였다. 지금의 건물들은 1785년에 다시 지은 것들이다.

안국사 전경. 사진=진각복지재단 제공크게보기

안국사는 봉린사(鳳麟寺)라고도 불렀으며, 옛날에는 크고 작은 전각들이 처마를 맛대고 이어질 정도로 큰 규모의 가람이었다고 한다. 상암, 동암 등의 부속 암자가 주변에 있었고, 동승당, 서승당의 도량들이 있었으나, 현재 경내에는 주불전인 대웅보전, 태평루(太平樓), 요사채, 주필대(駐畢臺)와 9층석탑만이 남아 있다. 안국사의 가람배치는 사역 전체가 낮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 마당을 중심으로 전각이 배치된 산지사찰의 ‘사동중정형’ 가람배치 형식을 보여준다.

안국사 9층탑. 아름답고 수려하다. 사진=진각복지재단 제공.크게보기

대웅보전은 안국사의 주불전으로 높이 쌓은 기단위에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세운 다포계 팔작집으로 중층으로 된 웅장한 건물이다. 장안사 대웅전, 사성전 등도 중층이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소실되었고, 현재 북한에서 유일하게 남은 전래의 중층 전각은 안국사 대웅보전 하나뿐이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구성은 사찰로서는 드문 형태이며, 화려한 공포를 얹은 18개의 배흘림기둥이 날개를 활짝 펼친 합각지붕을 받치고 있다. 대웅보전은 전면에서 볼 때 중심을 강조하는데 특별한 배치를 하고 있다. 공포의 용머리 조각은 앞면 가운데 칸의 양쪽기둥 위와 모서리기둥 위에만 놓고, 여러 가지 종류의 공포들이 가운데 칸을 기준으로 하여 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안국사 근경. 사진=진각복지재단 제공.크게보기

건물내부는 다른 중층불전과 같이 상하가 트인 통층이다. 본래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셔야 하지만 안국사의 대웅보전에는 비로자나불을 본존으로 하여 삼존불을 봉안하고 있다. 천장은 빗천장과 우물천장으로 구성하였다. 단청은 금단청으로서 매우 화려하다. 3층으로 조성된 닫집은 다른 사찰들의 닫집보다 크고 뛰어나다. 닫집의 1층은 13포로, 2층은 9포로, 3층은 5포로 세련되게 구성하고 있다. 내부의 공포와 공포 사이에는 가릉빈가 상이 설치되어 있고, 귀공포 내부제공이 교차하는 부위에도 쌍으로 된 가릉빈가 조각상을 장식했다. 전면 창호는 2짝씩의 꽃살창을 달고 화려한 금단청을 입혔다. 대웅보전은 균형면에 있어서나 건축미에 있어서나 이조 중기의 잘 짜여진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안국사의 부속건물인 주필대는 임진왜란 때 선조가 잠시 이 사찰에 머물렀다고 하여 지어놓은 것이며, 태평루는 앞면 5칸, 옆면 2칸의 누각이다. 태평루에는 조선 26대 순조의 어필이 걸려있다. 안국사에서 그리 멀지 않는 절골에는 수많은 부도가 있어서 번성할 당시 이 절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또한 북한의 천연기념물 제31호인 수령 수백년의 은행나무가 안국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 가람의 품격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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