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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약산 천주사(天柱寺)

| | 2010-04-20 (화) 14:29

국보 문화유물 제46호.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읍
1684년 중건, 1772년 중수

천주사는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읍 약산 동대(東臺)의 동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약산동대를 비롯한 이 지역은 김소월 시의 ‘진달래꽃’의 무대가 된 ‘관서8경’의 하나로 손꼽히던 곳이다. 오랫동안 군사의 요충지이기도 하였다. 천주사는 현존하는 북한의 사찰 중 단청이 가장 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천주사는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46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주사의 전경. 사진=진각복지재단 제공크게보기

천주사의 창건연대는 분명치 않다. 1624년 이괄의 난을 일으킨 사람들이 천주사에서 의거하였다는 설도 있다. 따라서 그 이전시기부터 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철옹비(鐵甕碑)》에 의하면 1684년(숙종 10년), 방백 신익상, 운산군수 이휘 등이 이 절에서 동북쪽으로 약 30m 지점에 있는 영변 철옹성을 수리하면서 쇄락해 있던 천주사를 중건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찰의 규모는 80여 칸 정도였으며, 보광전에는 관음상을 본존으로 6불상을 봉안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보광전, 천주루(天柱樓), 망월루(望月樓), 향일헌(向日軒), 요사채 등이 남아 있다.

천주사는 산비탈의 경사진 지대에 축대를 쌓고 중앙에 천주루를 앉힌 다음 그 양쪽에 망월대와 향일헌이 날개처럼 달려 있다. 그 뒤로는 요사가 잇대어 있다. 천주루와 회랑 및 요사들은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천주루를 들어서면 마당이 있고 다시 또 한 단 높게 쌓은 축대 위에 주불전인 보광전이 있다. 보광전 전면 동편 마당에는 사방 단칸의 누각이 있다.

천주루는 용마루의 상량기에 의하면 1823년에 중수하고, 1851년에 개건한 것으로 되어 있다. 장대석 주춧돌 위에 세운 중층 누각으로, 건축 양식은 익공계 팔작지붕이며, 천장은 서까래가 드러나는 연등천장으로 마감하였고, 단청은 모로단청으로 장식하였다. 천주루의 건축형태는 일반 사찰 건물이라기보다는 궁전이나 관아의 누정과 같은 느낌을 준다.

천주사 보광전 전경. 사진=진각복지재단 제공크게보기

보광전은 용마루의 상량기에 의하면 1722년에 지었으며, 이후 수차례 보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은 사각형으로 다듬은 돌로 쌓은 축대 위에 장대석으로 두 단의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세운 다포계 팔작집이다. 공포의 안팎 장식은 서로 대조적인 특색을 보여준다. 바깥으로는 길게 휘어 내민 산미들로 동적인 위용을 표시하고, 화려한 초각을 하였으며, 그와는 대조적으로 안에서는 활짝 핀 연꽃제공들로 부드럽고 온화한 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건물 내부의 빗천장에는 운룡그림이 힘찬 모습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전면 창호는 국화문과 기하학 문양이 장식된 꽃살창이다. 단청은 청록 계통의 짙은 금단청으로, 북한의 현존 사찰건물 중 가장 미려한 것이다.

천주사는 영변의 중요한 군사적 위치로 하여 철옹성과 함께 군사적으로도 중시되었는데 지금도 천주루에는 '청북유영'이라는 현판이 있으며, 부근에 무기고 터가 있다. 봄이면 만개하는 진달래로 약산동대와 천주사가 꽃구름 속에 떠 있는 듯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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