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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암의 바로 옆에 1875년에 지은 축성전이 있다. 축성전은 북한의 국보무화유물 제 42호로 지정되어 있다. 축성전은 명성황후 민비가 왕세자를 낳은 후 그의 장수를 빌기 위해 금강산과 묘향산 등에 여러 개의 불전을 지었는데 축성전은 그 중의 하나로 공사를 시작한지 10개월 만에 완공했다고 한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본채에 좌우로 한 칸씩의 날개채를 붙인《ㄇ》형의 평면구조를 하고 있다. 지붕은 전면은 겹처마, 후면은 홑처마의 합각집의 형태다. 공포는 정면이 외도리식 2익공이며 후면은 단익공이다. 건물은 자연석으로 높이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축조하였는데, 왼편 날개채는 마루 하부에 기둥을 세워 누마루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본채의 동쪽 끝은 부엌이고 나머지는 모두 온돌방이어서 살림집을 연상시킨다.

건물의 천정은 우물천장 방식인데, 소란반자를 잇고 불감과 다양한 치레장식을 하였다. 또한 앞쪽 툇마루에는 기둥을 세우지 않고 긴 액방을 가로질러 앞을 시원하게 틔워 놓으면서 기둥위치에는 포를, 그 사이에는 화반을 배치하였다. 축성전은 천정과 벽체 가득 장식그림으로 채워져 있는데 산내 암자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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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바깥벽과 천정들에는 산수화, 운학성좌도, 불화 등 여러 가지 주제의 그림들이 베풀어져 있다. 툇마루 왼쪽 날개채 벽면의 그림은 산골짜기를 돌아오는 행렬로 보이는데 앞에는 비단양산을 받쳐 든 사람이 서있고 그 뒤에는 행렬의 주인공인 듯한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있다. 이 그림은 왕실의 명을 받은 높은 관리가 축성전에 찾아오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의 오른쪽 화면에는 승려 한 명이 태평스럽게 냇가에 낚시대를 드리운 해학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