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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며 모두가 무사히 구조되기를 기원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자승 스님은 4월 16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미륵사지 탑등 점등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 스님)를 비롯한 각 종단 총무원장과 불자 등 2천여 명의 사부대중은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며 미륵사지 탑등이 불을 밝히는 것을 지켜봤다.

탑등 점등식은 연등회의 시작을 알리는 흥겨운 잔치이어야했지만 이날 점등식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같은 날 오전 진도에서 발생한 해상 여객선 침몰사고에 따른 애도의 표현이었다.

점등식은 삼귀의, 반야심경으로 시작해 조계사 합창단의 축가, 점등식, 진각종 회정정사의 축원,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의 기원문 순으로 펼쳐졌다.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희망과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 위에서 실천하도록 정진을 거듭하겠다”고 했다.

이어 사부대중은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탑돌이를 하며 광화문광장 일대를 연등행렬로 수놓았다. 광화문 점등식과 더불어 종로와 청계천 등 서울시 전역에도 5만여 개의 가로연등이 설치됐다.

한편 올해의 탑등인 미륵사지 탑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웅장한 규모의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탑을 전통 등으로 형상화했다. 현존하는 최고이자 최대 석탑으로 639년 백지 무왕의 왕후가 발원해 건립했다. 전영일 작가는 이 석탑을 실제의 70% 크기, 즉 좌대를 포함한 높이 2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탑등으로 재탄생시켰다. 봉축위원회는 “미륵사지 탑등에는 소중한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과 미륵사지 탑의 원만한 복원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