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무엇부터 볼까?”

5월 20일 연화세상으로 탈바꿈 한 조계사 앞길. 불자, 시민, 외국인들이 어우러진 ‘전통문화마당’. 뜨거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체험에 나선 대중들의 발길은 분주했다.

전통문화마당은 △전통 마당 △국제 불교 마당 △나눔 마당 △ngo·살거리 마당 △전래 마당 등으로 조성됐다. 각 마당에는 70여개 단체, 120개 부스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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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찰 사물들이 선을 보인 ‘사물 두드리기’를 지나 ‘고려금니 사경체험’ 부스에 이르니 외국인 남성들이 붓을 잡고 사경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고려금니 사경체험은 이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인기부스로 자리매김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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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불교 마당에 들어서니 경사를 맞은 부스가 있었다. 다름 아닌 캄보디아 불자들. 이들은 지난 5월 17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텝봉 스님의 예방으로 들떠 있었다. 이역만리 타지에서 승왕을 친견하게 된 캄보디아 불자들은 오늘이 최고의 날이 될 것 같았다. 국제 불교 마당에 첫 선을 보인 일본 조동종의 ‘선 체험’도 눈길을 끌었다.

나눔 마당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한지 연꽃 만들기에 심취한 한 외국 여성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꽃 만들기에 심취했다.

전래놀이 마당에 가니 연등회를 맞아 모처럼 가족나들이에 나선 아빠가 탑 쌓기에 애를 먹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정성스레 탑을 쌓는 아빠. 일상을 핑계로 부모 노릇을 못한 아빠가 오늘은 아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했다.

'전통 민화 그리기‘ ’행복한 부처님 색칠하기‘ 등은 천진불 세상이었다. 정성을 다해 도화지에 색칠을 하는 천진불들. 이들의 소원처럼 세상이 행복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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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체험을 하면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부스도 있었다. 다름 아닌 ‘생명나눔실천본부’ 부스. 조혈모세포 희망등록에 나선 불자들의 실천행을 보면서 더욱 많은 불자들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데 앞장서길 기원했다.

또 무엇을 볼까? 휠체어가 보인다. 승가원에서 해마다 전개하는 ‘휠체어 면허 취득’ 부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휠체어를 끄는 어린이의 모습이 기특하다. 옆에서는 여아동이 눈을 가리고 장애인 체험에 나서고 있었다. 우리 모두 어쩌면 예비 장애인이 아닐까? 오늘 휠체어, 장애인 체험을 한 이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 없는,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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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여기도 취재해야지”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묘장 스님(연화사 주지)이 부르신다. 연화사 연화 문화센터에서 올 해 첫 선을 보인 ‘에코 라이프 천연염색’ 부스를 자랑하고 싶으신 가보다. 부스에 들어가니 한 여자 아이가 열심히 염색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을 해도 묵묵히 염색작업을 한다. 물을 다 드린 천을 꽉 짜서 빨래 대에 건다. 5월의 햇빛을 받아 염색이 잘될 것 같다.

이래저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통문화마당. 매년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통체험이 낯선 이들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질 것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체험을 해봤나? 매년 취재만 했지 제대로 해본 것이 없는 것 같다. 내년에는 제대로 한번 해봐야지. 지금 조계사 앞길은 추억만들기가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