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련 총동문회(회장 명호근)의 보배인 홍경희와 김양희는 참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포교활동에 임하는 불자 음악가들이다. 전자는 가야금을 전공하는 국악인이고, 후자는 오페라 단원이기도 한 소프라노 성악가인데, 여기저기 불교행사는 물론 군 법회에도 아주 열심인 보살이시다. 이 두 분을 믿고 시작한 일이 통상적인 설법이 어려운 훈련소와 신병교육대 장병들을 위한 위문법회였다.

마침 이분들이 찬불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음악법회를 구상하여 지난해 여름 대불련동문대회에서 선보인 ‘문화법회’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그래서 법회의식을 포함하면서 찬불가와 정통 성악과 기악을 법문을 대신해 들려주는 공연법회를 준비하여 육군 제1사단과 9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처음 선보였다. 그리고 그 공연이 매월 정기공연이 되고, 또 밖으로 소문이 나서 논산훈련소 수계법회에까지 초대되었다. 당시 3천여 불자장병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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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처럼 괄목할만한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연법회를 진행하면서 정말로 힘든 일이 불자예술인을 구하는 일이었다. 두 분처럼 반대급부가 없이 오로지 신심으로 활동하는 분을 만나기도 어렵거니와, 불자인 음악가조차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불자가수협회니 하는 모임은 있지만 그들을 공연에 초대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감히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게다가 올해는 2천여 만 원이나 소요되는 예산확보가 어려워 공연을 중단해야 할 실정에 있다.

불자예술인의 수급에 국악 쪽은 그런대로 숨통이 트여 있지만 성악과 기악 등 소위 클래식 분야는 참으로 답답한 실정이다. 물론 서양음악이 종교를 기반으로 발전한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불교집안에 음악하는 분이 그렇게도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군 법당 공연에 언제나 흔쾌히 동행하는 대한불교진각종의 ‘제이앤비솔’은 참으로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법당에 피아노가 있지만 반주자가 없어서 사장되는 것이 군에서는 물론 민간의 절집에서도 흔한 일이다. 또한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산사음악회’의 내면을 보아도 대부분이 프로그램의 구성이나 내용이 제대로인 것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 그래서 필자는 오래 전부터 종단차원에서 운영하는 작은 오케스트라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특별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장중한 파이프 오르간에 화음이 어우러지는 성가대의 노래를 언제나 들을 수 있는 교회와 성당이 너무도 부럽다면 주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