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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전의 향내음 오늘도 번져오는 듯

| | 2009-04-24 (금) 17:14

삼릉계마애관음입상 전경.크게보기

경주남산삼릉계마애관음보살입상. 통일신라 8세기 후반∼9세기 초반.
높이 1.6미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9호. 경주시 배동.

삼릉계곡을 오르다 맨 처음 만나는 돌부처이다. 몇 무더기 크지 않은 바위 중 가장 앞쪽에 있는 돌기둥 같은 선바위에 관음보살입상이 조성되어 있다. 보관을 쓰고 부드러운 천의자락을 걸친 이 마애불은 가볍게 내린 왼손에 보병을 든 관음상이다. 비록 삼릉계의 조그만 언덕 위에 정남향으로 서 있어, 보살상의 두 눈엔 형산강 주변의 내남 들녘이불상이지만 가득하다.

관음보살의 미소가 거친 조각에도 불구하고 잔잔히 머금어져 있다. 크게보기

둥근 바위 모서리에 위치한 탓에 이제라도 막 튀어나오려는 듯 입체감이 돋보인다. 다소 거칠게 다듬었다 싶은데도, 부조로 표현한 조각미가 매우 자연스럽다. 얼굴에는 정제된 웃음을 머금고, 붉은빛 작은 입술 주위로 깊게 파인 윤곽이 볼살의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마치 어여쁜 여인상인 듯하여 그 미소와 몸매로부터 눈을 떼기 어렵다. 한때 경주 남산에는 이런 불상을 중심으로 한 절이 100여 개가 넘었다고 하니, 골짜기마다 퍼진 그 향냄새가 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오감으로 번져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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