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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남산보리사마애불좌상. 통일신라 8세기 후반. 불감높이 1.5미터. 불상높이 1미터.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93호. 경주시 배반동 미륵골.

경주 남산의 북쪽, 미륵곡에는 당당한 체구의 신라 전성기 석조불 좌상을 모신 보리사가 있다. 그 입구에서 왼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가파른 산능선을 오르면, 높이 2미터 정도의 동향한 바위에 광배모양으로 얕게 감실을 파서 새긴 마애불좌상이 있다. 네모난 얼굴은 포동포동한 느낌대로 저부조의 맛이 좋은 데 비하여 표정은 약간 침잠된 분위기이다. 머리와 육계의 나발이 촘촘하고, 양어깨에 걸친 법의는 간략한 옷주름을 보인다. 두 손을 배 앞에 모은 자세인데, 경주 남산 탑곡의 마애불처럼 안쪽 옷자락이 양소매 밖으로 걸쳐져 다리 부근까지 내려온다. 정중하게 수인을 가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자못 궁금하다.

측면에서 보면 안쪽으로 급경사가 져 있고, 그 앞에 제단석이 놓여 있다. 동쪽을 향해 서있는 마애불의 시선은 코앞의 남천(南川) 너머 보문동 주변 들녘은 물론이려니와 사천왕사, 망덕사, 황룡사 등에서 멀리 불국사 석굴암까지 옛 신라의 중심지 곳곳에 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