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대구팔공산마애약사불좌상. 통일신라 9세기. 높이 1미터

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3호. 동구 용수동.

팔공산 내산의 중앙봉 깊은 곳, 남쪽 기슭의 용수천변 암벽에 마애불좌상이 새겨져 있다. 왼손에 약합을 든 약사불로, 소담스럽게 핀 연꽃잎 대좌 위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불상이다. 특히 이 연화대좌는 용머리 장식이 딸린 색다른 모습이다. 소발의 머리에 육계가 높은 편이다. 달걀형의 살진 얼굴이며 눈썹과 눈두덩에 각이 져 깊이감을 준다. 작은 눈과 굳게 다문 입술선이 차가워 보이기도 한다. 무릎 위로 든 오른손은 손바닥을 내보였다. 왼쪽 어깨로 걸쳐진 우견편단의 법의는 하반신의 옷주름이 촘촘하여, 딱딱해진 상호의 표정과 함께 신라 말 9세기 불상양식의 전형을 갖추었다. 광배에는 편평한 연화문과 당초문양의 띠를 둘렀으며, 두광과 신광의 밖으로는 불꽃모양인 화염문 장식을 더했다. 장식적이면서도 정갈한 문양이 단정한 부처의 인상을 더욱 강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