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이은주, 안재환, 정다빈, 최진영, 그리고 최근에는 행복전도사 최윤희까지, 잊혀질만 하면 또다시 등장하는 방송연예인들이 자살 소식이 연일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놓는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30개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을 정도로 자살은 한국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은 10월 15일 오후 2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42차 포교종책연찬회 ‘자살! 이대로 좋은가-불교적 성찰과 과제’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자살에 대한 초기불교적 관점, 자살에 대한 불교적 대처방안, 자살예방 실천 활동 사례 발표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루어졌다.

자살에 대한 불교적 관점을 발표한 동국대 강사 백도수 씨는 “자살을 분석하면 낮은 단계의 자살과 높은 단계의 자살로 구분할 수 있는데, 낮은 단계의 자살은 선악 윤리에 의해 반드시 금지해야 할 것으로 스스로는 지옥 등 악도에 다시 태어나고 자신과 타인에게 모두 유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궁극에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반면 높은 단계의 자살은 죽은 후에도 지옥 등에 태어나지 않고 윤회세계를 벗어나 완전히 해탈을 이루게 된다”며 “세속적인 자살, 즉 낮은 단계의 자살은 악한 결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윤회를 벗어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율장에서는 스스로의 자살은 물론 타인의 자살을 방조하는 행위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씨는 “자살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위해서는 바르게 사유하고 생활하는 태도가 습관화돼야 한다”며 자살에 대한 불교적 교육을 강화하는 여덟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사회적으로 생명강조 교육과 생명보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개인의 분노와 잘못된 생각을 없애기 위해 삶을 긍정하고 만족하도록 노력할 것 △자신이 자살하면 가까운 이들이 고통 받는다는 것을 이해시킬 것 △자살이 끝이 아니라 다시 좋지 않은 곳에 윤회한다는 것을 각인시킬 것 △죽은 후에 태어날 지옥, 아귀, 축생 등 삼악도의 고통에 대한 관상을 보여줄 것 △모든 생명의 유익과 연민의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도록 유도할 것 △악을 줄이고 선을 늘리는 일에 집중할 것 △자살의 원인이 되는 분노와 어리석음을 제거하는 수행을 할 것 △자살방지를 위해 사성제와 팔정도, 연기법 교육을 강화할 것 등이다.

한국인의 자살과 불교적 대처 방안을 발표한 동국대 강사 황수경 씨는 자살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마음보시실천운동을 제안했다.

황 씨는 “자살의 주요원인 중 하나가 우울증으로, 불교적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이 본래 부처님을 모르고 낮은 자기 존중감, 타인에 대한 불신과 관계의 단절, 물질주의와 경쟁주의로 인한 좌절이 주요원인”이라며 “자살예방 교육과 프로그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에서 분별없고 상없는 자비심을 구체적으로 실천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씨는 “마음보시실천운동을 우리사회에 적합한 항목으로 정리하면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미소, 배려, 경청, 공감 감사하기로 실천할 수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매일 개인, 가족, 사찰, 직장에서 불자들부터 자비의 마음을 베푸는 마음보시실천을 시작해야 한다. 이는 세상의 모든 존재가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대승보살의 정신으로, 작은미소와 배려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불교여성개발원 교육위원장은 ‘자살예방 실천활동’에 대한 사례 발표를 했다. 이 위원장은 ‘내(來) 생애 봄날’이라는 불교여성개발원의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 프로그램은 죽음과 자살에 대한 대면 방법이 너무 은유적이고, 선택적 단계에서의 대책이 세밀하게 제시되지 못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사찰은 조직이나 대상 면에서 웰다잉 교육과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성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집단”이라며 “이러한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교리적 신념과 통합할 수 있어야 하며, 추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사찰의 신도관리와 포교의 방편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