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 시대에 진정한 스승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각자의 환경과 성향 근기에 근거합니다.

먼저 우리는 스승의 정의부터 올바로 세워야 됩니다. 즉,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스승’과 ‘선생’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이는 본인의 극히 주관적인 것임을 밝히나 들어서 공감대를 형성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되어 감히 적어나가겠습니다. 언뜻, 두말은 동질성의 동의어 같지만 그 뉘앙스는 다릅니다. 특히 수행에 접목하여 파악하면 그 갈림은 분명해 지기도 합니다. 선생은 쉽게 티처(teacher)입니다. 가르치시는 분입니다. 무엇을? 학문의 체계적 지식을 전달하여 혹은 연구하고 발표하여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분으로 규정하면, 너무 단순할까요? 반면(反面)에 스승은 멘토르(Mentor)의 의미가 강합니다. 지혜를 증장시켜주는 정신적지도자, 물론 체계적인 지식의 포함은 필수이겠으나 알음알이 위주가 아닌 지혜 쪽의 정신적 지도자라 정의하면 이 또한 난해한 말일까요?

이 멘토라는 말은 스페인에서 중세기 전쟁이 치열하던 때의 한 사람의 이름이더군요. 왕자를 훌륭한 군왕(君王)으로 가르쳐 우리말로 천하를 평정하게 한, 불교용어로 말하자면 전륜성왕을 키워낸 사람이 멘토르라는 사람입니다. 그분은 지식을 가르치고 그것을 활용하는 지성으로 바꾸고 나아가 지혜를 증장시켜 치국(治國)과 치민(治民)을 王子에기 가르치신 스승입니다. 이와 같이 펼치고 보면 스승은 정신적인 지도자라는 의미를 더욱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의하시건 안하시건 저의 견해를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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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스승의 정의를 설정해 보겠습니다. 화엄경에서 선재동자는 지혜제일의 문수보살의 안내로 53선지식(Kalayana mitta)을 찾아 진리를 참구하는 구도의 과정을 가게 됩니다. 종국에는 그 길을 안내한 문수에게 가서 득도(得道)한다는 내용인데, 경험하지 못한 세속의 삶과 그 안의 진리까지를 보게 한 문수의 혜안이 돋보입니다. 저는 그 과정을 이해하기를, 선재동자가 그 과정의 어느 누구에게서라도 담마(dhamma)를 완전하게 터득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53선지식의 다양성에서 모든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알갱이를 문수가 잘 간추려 주신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부처님의 원음으로 설파된 상좌부의 법에 있어 부동의 준거인 ‘7청정과 16단계의 지혜’의 숙성도 수행의 과정지(過程智)를 얘기하셨듯이 선재동자도 그 과정에서 익힌 과정지의 합산(合算)으로 담마(dhamma)와 빠냐(panna)를 얻습니다. 공부하시다보면 경험하셨을 일입니다만 누구라도 자기입맛에 딱 맞는 스승을 만나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앞서 말한 개개인의 성향(업)과 근기 때문입니다. 오탁악세의 이 세간서 많은 이가 지향하는 성인의 입류(Sotapana-예류과, 수다원과)를 든 이도 찾아보기 힘들고 그를 알아보는 이도 거의 없고 알아볼 눈도 우린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상좌부 불교의 교리와 수행법이 우리나라에서도 저변확립이 끝나고 그 지반을 튼튼하게 다져가는 지금, 놀랍게도 우리주변에 자기가 수다원인척하는 이를 종종 만나며 혹은 저분은 수다원 정도는 되신 분이다 하는 망분을 일으키는 이도 종종 만나고 어떤 이는 자기는 수다원을 80명을 배출했다는 분도 계시고, 자기는 ‘연기무아’를 철견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외치며 선원을 개설하여 법 다이 지도함이 없이 담마(dhamma)를 빌어 혹세무민하는 이도 보았습니다.

외국의 예도 귀하진 않습니다. 한국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자주 오시는 ‘위 말람라시’라는 승려 한 분은 모두가 ‘저분은 미국의 Arahant(아라한)이라 칭송’ 하는 말에 ‘자기는 아라한은 아니지만 자기에게서 공부한 신도 가운데 Anagami(불환과)를 얻은 여자분 한분은 계신다’라는 등등, 물론 말하는 이들이나 보는 이들의 정신세계며 견해로 치부해 버리지만 사실 우리는 올바른 스승관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분들께 묻습니다. 어느 누구에게 점검받아 보셨는지를, 그분들 보다 윗 단계의 도(道), 과(果)에 드신 분들만이 알아보실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라고.

너무나 이분법적 해석일지는 모르지만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 사실 아닙니까? 이런 원리를 궁리하고 나서부터 나는 저와 같이 수행하고 공부하신 분들에게 분명하게 나의 호칭에 대한 것과 위치성을 천명해둡니다. “붓다만이 우리의 유일한 스승이시다. 나는 그분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전하고저 노력하는 메신저다”라구요. 또한 같이 공부하시는 분들을 다른 분께 소개할 때도 “같이 수행하시는 도반이시다”로 소개하며 혹은 “좋은 친구(kalayana mitta)”라고 소개합니다.

저와 만 3년을 수행하신 분들께도 그 회향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드렸습니다.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회적지성의 완성이나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신 분들과 같이 공부하며 내가 더욱 정진하게끔 독려해주신 너무나 고마운 도반들이십니다”라고 말입니다. 스승과 제자의 인과관계를 맺고 그것의 족쇄를 차고 결박당하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옳은 일인가? 바람직한가? 우리는 그러한 관계가 가까워져 드러나기 십상인 스승의 흠집을 보고 ‘실망했다’ 이 또한 옳은 일인가?

붓다는 M.N에서도 또는 대승의 금강경에서도-뗏목의 비유를 설하십니다. 고마운 뗏목의 처리방법에 대한 가르침은 불교공부 조금하신 이들은 다 아는 일! 저는 한 가지를 더 비유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과 세찬 풍랑에 시달리는 선박이 등대의 불빛을 보고 항로를 바로잡아 조난을 피해 안전한 곳에 정박하고서 “뒷날 고마운 등대 때문에 나는 살았다”하고 그 등대를 찾아가 예를 올리고 공물을 바치며 지심귀명례해야 되겠는가, 하고 물으면 대답은 거의 같죠. “그럴 필요가 없다”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법도 마땅히 버려야하거늘(法尙應捨)인데 그 어떤 것에 탐착하여 붙잡고 있어야 되겠는가,

저희의 진정한 스승은 붓다뿐이십니다. 나머지 스승들은 진정한 스승 붓다를 찾아가게 하시는 길라잡이입니다. 우리는 딱히 어떤 특정된 분으로부터 진정한 담마(dhamma)를 얻는다기보다 진정한 스승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서 하나~ 더하게 되며 결국에는 붓다라는 위없는 큰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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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불교발전을 위한 문제제기(소고)

이 시대에 특히 한국불교 내에서, 물질문화의 팽배 속에서 갈등하는 현대인들에게 불교는 어떻게 접근하고 법을 펼쳐 나가야하는 문제를 불교인의 한사람으로써 순수한 저의 의견을 좁디좁은 시야로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문제의 제기를 해나가겠습니다. 이 시대의 포교방법론을 저의 견해로 말씀드리겠다는 뜻입니다.

첫째가. I.T의 활용문제입니다.

이것을 문제로 제기한 본인도 구세대여서 컴퓨터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컴맹’입니다. 컴맹이라는 것이 결코 자랑이 될 수없는 지금 컴맹이라 밝힘은 그 효율과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그 효과를 알면서 모르는 게으름을 탓하는 자괴감일 뿐입니다. 무척 부끄럽기까지 한 일임을 압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세계의 실시간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는 시대, 궁금하고 불편한 것을 해결 받는 시대, 바쁜 생활에서 쇼핑까지 대신해주는 시대, 나아가 여과 없이 올리는 자기의 정신세계의 표출로 동호인을 모으고 대화하는 시대, 전보, 전화 편지들을 사라지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가능을 우린 손안에 쥐고서 생활합니다. 이러한 기기의 보급에서 오는 순기능만을 언급했지만 그 역기능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그 기능면에서 살피겠습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 담마(dhamma)를 담아 띄워 보내는 것이 한창입니다. 카세트 테이프(Carset tape), 비디어 테이프(Video tape), 시디(C.D)가 이제 거의 사라졌죠? 10년도 채 안 걸린 시간입니다. 컴퓨터와 노트북의 사용도 격감해가며 불과 몇 년 만에 스마트폰(Smart-phone) 시대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않아 이런 기기도 최소형화 하거나 나아가 필요 없이 이러한 기능이상을 가진 시스템(system)이 개발될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일 것입니다. 정보의 파급효과가 이리 빠르고 보는 이가 많아짐에 심히 우려되는 바는 법(法)답지 않은 삿된 법(法)들이 난무하여 오히려 접하는 이의 혼란이 가중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황계발의 전망과 우려의 문제를 지혜롭게 대처해 나아갈 수 있는 전문가(모두가 전문가 같아 보입니다. 자유자재로 활용하시는 분들을 보면 선망의 대상을 넘어서 존경심이 우러나옵니다.)들의- 특히 담마(dhamma)에 대하여 올곧게 판단할 수 있는 담마(dhamma)의 수행의 지도자를 빨리 육성하여 중구난방의 ‘법(法)답지 않은 법(法)’을 펴는 이들을 견제하고 걸러내는 장치나 기구가 설립되었으면 합니다.

둘째로, 대승과 테라와다의 공존(共存)의 문제를 어떻게 계발하여 상호의 장점을 부각시켜갈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시대에 특히 한국불교 내에서의 법의 홍포는 많은 애로와 난관을 안고 있습니다. 전래(傳來) 당시의 문화의 배경 때문에- 특히나 우리의 고유문자가 없던 시대에 한문이라는 외래어로 전래되어 오기 시작한 대서 뿌리하여 그것이 불설(佛說)을 비켜간 확대포장을 교리의 근본으로 하는 데에 그 문제점이 컸다고 본다면 나만의 견해(見解)일까요? 그래서 교리등 담마(dhamma)가 해설하시는 분의 입맛(?)에 따라 그 분의 정신세계의 계발 방향에서 토(吐)하게 되어 너무나 비위를 건드리는 일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대승(大乘)에서 일컫는 무슨무슨 경(經) 하는 것이 불설(佛說)을 비켜간,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작자미상의 경(經)들이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포장되어 있음을 우리는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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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자나 스님들 간에도 이러한 내용을 부정하시는 이가 이제는 차츰 줄어들었습니다만 2000년 접어들기까지만 해도 아니 10년 전만 해도 대승의 경은 논평의 여지가 개입(介入)할 수 없는 성역으로 절대시되고 고수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대승의 허황됨과 결여되는 내용이었으며 따라서 불법(佛法)의 홍포(弘布)에는 더할 수 없는 장애물이었지요.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분석적인 것이 너무 결여된 상태라 그것의 시행과 증명 또한 아리송하게 포장되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많이도 달라졌습니다. 담마(dhamma)에서는 ‘늦고 빠르고’나, ‘옳고 그르고’가 없습니다. 담마(dhamma)를 알 때가 가장 빠를 때이며 담마(dhamma)를 알 때가 정(正)과 사(邪)의 판별을 가름하는 잣대가 생기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테라와다(Teravada) 불교로 전향하신 분들에게 불교에 대한 인식과 붓다의 담마(dhamma)는 가히 충격적이며 감동 그대로입니다. 수승한 담마(dhamma)의 직석(直席)에 젖어들어 대략 1년 정도 공부하게 되면 엄청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의 잣대로 예리한 비판을 해가며 “이것만이 진리(眞理)”라고 떠드는 우(愚)를 많이 범합니다. 이어 한국불교 1600년의 전통과 문화유산마저 폄훼하려듭니다. 대승경전이 오류투성이라 잘도 떠들어대고, 수행(修行)을 접하시어 사마디(Samadhi)를 체험하고 유지하며 마음의 평온과 안정(upekkha)을 얻어 가시는 분들은 ‘수행도 하지 않은 주제에 담마(dhamma)를 아니?’하고 수행지상주의의 발심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 점(占)이 또한 수행을 접한 테라와다(Teravada) 불교를 하시는 분들의 크나큰 병(病)입니다.

이것은 맛찌마 니까야에서 설하고 계신 부처님의 경고 메시지를 되살리게 합니다. “담마를 익혀서 어떤 논쟁에 이기기 위해서도 다른 견해를 폄훼하는 것은 나의 가르침이 아니다”라는 경구입니다. 또한 장끼경에서는 “이것은 진리이고 나는 진리이며, 다른 것은 거짓이다”라고 하는 견해가 마치 소경이 줄을 선 것과 같이 그 사람은 앞사람도 옆사람도 뒷사람도 못 보는 것과 같음을 가르치지 않습니까? 본인은 포교활동(布敎活動)이라는 이름으로 대승권에서 법(法)을 펼침에 있어 한국의 불자님들께 법(法)을 전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웠음을 실토합니다. 기독교인이나, 가톨릭, 기타 종교인들과의 담마 토크(dhamma talk)나 가르침의 전달이 훨씬 쉬웠습니다. 사람에게 축적된 고정관념이라는 빠냐띠(panatti)는 핵의 위력으로도 깨기 어렵다는 것을 많이 체험하면서 자연 침묵을 하게 됩니다.

근본적일 이유는 상호에 대한 배려가 없이 비난 일변도가 되기 쉬운 상대성 때문입니다. 인내를 가지고 항상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펼쳐야 합니다. 이러한 대승과 테라와다의 장단점을 개괄적으로, 그야말로 대략 훑어보면서 우리는 이 접합점, 즉 용접부의를 발견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혹자(惑者)는 테라와다 불교는 대승을 정화하는 데 최적의 도구이며 대승은 테라와다의 편헙함을 보강하는 보약이 될 것이라는 처방전을 내시는 분도 계십니다. 이와 같이 그 특성을 간파하고 접근하면 유기적 관계에서 크나큰 역동성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승과 테라와다의 결혼(?)으로 한 지붕 밑에서 공존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한국불교’가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장(章)을 펼친 것입니다.

불멸후 A.D.600년경 중국의 법현스님 인도탐방기에도 나타났듯이 대승과 상좌불교가 각기 다른 색깔의 가사를 입은 채로 한 사원에서 한 지붕 아래, 공존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1500년이 되어 한국에서 그건 어려운 일로 남겨져온 과제였습니다만 21세기 초입인 지금의 한국의 절에서 회색가사를 입으신 채 비록 한국식의식 불교를 하시면서 법(法)는 니까야나, 아비담마를 펼치시는 분이 너무 많아지셨고 자주색이나 노랑색 가사를 입으신 스님들이 대승권의 절에서 아무런 부딪침이 없는 수행을 하고 계시며, ‘선원’이라는 자주색가사의 상좌부수행처에 회색가사의 스님이 참여하시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우리는 너무 많이 접합니다. 딱 한 가지 이유 “法은 한 맛”이라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그 뿐입니까. 대승권 법회에서도 상좌부스님을 모셔 청법함도 비일비재요, 상좌부법회에도 대승의 스님들을 모셔다 설법(說法)하게 하고 듣는 것이 흔한 일입니다. 본인의 입장에선 너무너무 고무적입니다. 남녀의 결합처럼 교제의 시간이 필요하듯 대승과 테라와다도 그 결합을 위하여 지금 너무 사이좋게 사귀어가고 있거든요. 그러나 그것이 전반적인 흐름이 아니요. 담마(dhamma) 위주가 아닌 것에 우려는 있지만 모든 것은 정반합(正,反,合)의 논리(論理)대로 흘러가게 되었으니 고무적일 수밖에요.

현 시점(現時點)에서 진행되어야할 급선무가 대승권의 거의 비다시피 한 수많은 사찰들에 비해 테라와다는 수행을 펼칠만한 공간이 절대부족하다는 현실의 균형이 바로잡혀 갔으면 합니다. 많지 않은 테라와다 스님(대략 20명 안팎)들이 오갈 데 없어 열악한 환경에서 꾸띠(한국적표현으로 토굴) 형식으로 움츠러드는 현실-그러나 그 법은 한국불교와 그 외에 저변확대를 이루셨지만-부터 조정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또한 대승권의 사부대중의 힘의 결집, 그것을 테라와다는 배워야겠고, 테라와다의 수승한 수행의 가르침은 대승권이 배워가야 할 몫입니다. 이것은 한 지붕 아래 공존(共存)해 간다면 자연히 해소될 문제입니다.

문명, 문화, 풍토의 따라 각기 다른 중생들 삶속에서 2600년 전 상가의 계율과 경장의 내용은 지극히 당연하고 참작해야 될 맥점이겠으나, 이와 같은 사항에 대처하고 부합되는 법을 펼쳐나감이 테라와다가 짚어가야할 문제입니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2600년 전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것이 아닌 그 여건의 조성을 테라와다는 과감히 조성해가야 되겠습니다.

중생들이 사는 세상 때문에 붓다의 출현의 의미가 뚜렷하듯이 모두가 성자의 길(Ariya Sacca)로 가는 세계라면 붓다의 출현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바새, 우바이와 비구, 비구니가 공존하지 않는 승가는 무의미합니다. 오로지 수행일변도로 끌고나간다면 일종의 도그마(Dogma)가 될 수 있고 ‘그러니까 너희는 소승이다’라는 대승 쪽의 핀잔을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관여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은 중생세계에선 불가능합니다. 그 관여하고 참여하는 농도에 따라 수행에 있어서는 세간과 출세간으로 구분해서 말하지만 사실상 중생세계에 깊숙이 개입(介入)하지 않은 불교, 이것을 소위 ‘죽은 불교’라고까지 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측면에서 본인은 대승불교와 테라와다 불교가 결혼(?)함으로써 해결되며 아울러 ‘새로운 한국불교’라는 옥동자를 낳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셋째로. 불교의 생활화입니다. 잠깐 언급했던 ‘죽은 불교’의 반대 의미로 ‘산 불교’로의 생활화(生活化)입니다. 대승은 ‘중생과 함께’가 철저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상호간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대승 쪽 스님이나 테라와다 쪽 스님들이 머릴 맞대고 숙의하셨으면 합니다. 무슨 포럼이니 학술적 토론이니 하는 외형적 주제들이 아닌 허심탄회한 대화들을 두 종파의 어른들이 불교학자와 더불어 다담식(茶談式)으로라도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양쪽을 공부하시는 불교학자님들도 서로 논서를 통해 대화하고 만나서 숙의하면 한국불교는 살아나고 새로운 패턴(pattern)의 한국불교가 출현(出現)하여 세계적으로도 퍼져나가는 불교의 르네상스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시대적 과제이며 풀어가야 할 문제들입니다. 이것을 통해 무궁한 한국불교의 발전을 기원하고 기대하는 바입니다. 길은 찾는 이에게 분명히 열립니다. 이러한 원(願)을 담아 본인과 다섯 명의 도반이 모여 상좌부스님을 모시고 아담한 선원을 도심(都心) 안에 개설한지 6개월여가 되었습니다. 취지에 부합하게끔 수행을 하시는 분, 누구나, 아무나, 언제나, 무료라는 슬로건으로 대소승 관계없이 수행의 장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어 그 열기가 대단합니다. 새벽에도 왔다 가시는 분, 한낮에도, 통밤을 지새우시는 분들, 통제는 없습니다. 소위 대승 권에 말하는 ‘중음신들의 천도도량’입니다

샤만에서(무속)부터 신의 종교, 기복종교 등등을 헤매셨어도 천도 받지 못한, 도(道)와 과(果)를 얻지 못하신 분들, 중음신들이 마지막으로 와서 천도 받는 도량으로 오로지 붓다의 가르침에의한 수행- 아나빠나 사띠(Anapana Sati)와 사띠 파타나(Sati-patthana) 경행 등의 수행을 익히고 실참해가는 도량입니다. 물론 수행이 끝나고 의문 나는 사항이나 얻어진 증과에 대한 것은 블로그를 통해서 혹은 스님과 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풀어가고 있습니다.

시간의 제약을 받는 번잡한 도시의 생활, 온갖 규제 속에 묶인 틀 속의 사찰이나 선원이 아닙니다. 누구나 아무 때나 틈이 날 때면 찾아와 수행하는 곳입니다. 삭막한 도심 속에 이와 같은 오아시스(oasis)는 극히 드뭅니다. ‘어느 어느 캠프(camp)’, ‘몇박 몇일 얼마 얼마’ 등의 이벤트’는 많이들 참여하셔도 이와 같이 항상 멍석을 깔아놓는데도 입소문외에는 달리 전할 길 없어 다행히 만차(滿車)의 현상은 아니니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대소승의 결합을 위한 아주 작은 불씨를 마련하였습니다. ‘처음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