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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으로 세간 지탄 극복한 싸이<br>‘강남 스타일’로 지구를 흔들고 있는데…

김치중기자 | myhyewook@naver.com | 2012-08-17 (금) 15:13

'오빤 강남스타일/ …커피 식기도 전에 원샷 때리는 사나이/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여자/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한 여자/ sexy lady.'

CNN·ABC·로이터를 비롯한 외신들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유튜브에서는 28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전(全) 지구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그야 말로 난리다.

해외에서는 아이돌 그룹의 전유물로 여겼던 k-pop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강남스타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날씬하고, 거창하고, 화려한 모습만 보였던 기존의 k-pop에서 탈피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인 싸이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가 ‘강남스타일’에서 선보인 말춤은 대한민국을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무수한 추종자와 패러디를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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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타일'로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싸이. 군대 문제로 국민적 비판을 받은 그가 재기했듯 '백양사 도박사건'으로 사회적 위상이 추락한 조계종의 위상 회복을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 출처= YG엔터테이멘트 홈페이지)

전 세계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한 싸이. 하지만 그는 2007년 산업기능요원 대체복무시절 부실근무를 한 것이 검찰에 의해 밝혀져 국민적 비판을 받으며 군대에 재 입소하기도 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최근 지난 4월 불교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백양사 도박사건’ 선고가 이뤄졌다. 법원은 선고를 통해 도박사건 가담 스님 2명에게 각각 벌금 200만 원을, 도박현장을 도촬한 모 스님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선고 당일 현장에서는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처음 모 스님이 검찰에 고소를 할 당시 전쟁터와 같이 취재현장이 붐볐지만 선고 당일은 그야말로 썰렁 그 자체였다고 한다. 세간의 관심이 사라진 것이다.

백양사 도박사건 이후 종단 쇄신을 다짐했던 조계종 총무원의 행보도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지난 6월 1차(?)쇄신안 발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폭염에 휴가철이라 제대로 된 쇄신안 추진이 어려울지 몰라도 쇄신에 휴가가 있을 수 없다. 2차 쇄신안은 언제 나올지. 1차 쇄신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총무원은 고사하고 불자들도 큰 관심이 없긴 매 한가지이다.

사부대중연대회의와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오는 8월 28일부터 종단 쇄신과 개혁을 위해 12월 초까지 대화마당을 전개한다고 한다.

대화마당에서는 ‘승단의 범계원인과 근절방안’ ‘선거제도안 마련’ ‘불자의 정치참여 방안’ ‘종법 제개정’등이 다뤄진다고 한다. 더불어 12월에는 ‘청정승가 구현을 위한 청규 및 불자실천 선언’을 위한 대화도 진행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NGO 단체들만의 행사로 전개된다는 점. 이번 대화마당에 참여하는 불교계 NGO 인사는 “종단과 관계없이 불교계 시민단체들이 종단 개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대화마당을 통해 도출된 결론을 종단 집행부에 전달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조계종단에서 공식적으로 현안에 대한 공식 논의가 가능한 곳은 조계종 중앙종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싫던 좋던 간에 NGO 단체들은 대화마당에서 도출된 결론을 중앙종회에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교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종회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먼저 담을 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쇄신안 발표 후 대화마당을 마련한 자성과 쇄신결사 추진본부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비판을 거둬들이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수 싸이는 그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렇다면 불교계는? 비판도, 노력도 시간이 지나면 다 흐지부지 되는 것이 ‘견지동 스타일’인 것 같아 서글프다.

김치중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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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불자스타일 2012-08-17 16: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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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불교가 발전이 없는거죠. 스님들 뭐라고만 하지말고 재가나 ngo라는 사람들도 각성하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개혁을 외치면서 결정적일때는 침묵하는, 그것이 '불자스타일' 같아요.
미륵 2012-08-17 21:48:52
답변 삭제  
종계종단은 누가 뭐래도 승려중심주의(온리 주지중심주의)다. 종단이나 사찰내에서 재가불자들에게 책임있는 권한과 역할을 준 일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재가불자들은 책임과 권한 대신 시주할 의무, 울력할 의무만 있다. 보시한 금액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고 신도들돈이 제대로 쓰여지는지 알려고 해선 안된다.

아, 재가불자들도 책임이란게 있기는 있다.
바로 승려들이 범계행위를 했을 때 재가불자들은 승려들과 함께 "공동책임"을 진다.
잘못은 승려가 했는데도 지탄과 책임은 재가불자들이 함께 진다.
중벼슬이 닭벼슬만도 못하다고 자조적인 말들을 하지만
실상 머리깍았다는 그 권위는 하늘을 찌른다.
승려들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에 대해
재가불자들이 토론이나 논의, 하다못해 상의라도 해서 승려의 결정을 뒤집어
바르게 고치려고 시도했다간 승려의 권위에 감히 도전하는 거냐는 반응이 온다.
승려들은 승려들이 하는 모든일에 대해 옳다는 확신에 차 있다.
자기 생각대로 일해서 잘못될 리가 없고,
자기는 신심이 높은 관계로 부처님께서 잘못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나.

이런 풍토와 문화에서 재가불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없다. 시주와 울력빼고 말이다.

왜 죄없는 재가불자들도 문제라는 식으로 말하나. 정말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조계종단이 개혁되려면
승려들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과감하게 재가불자들한테 이양해야 한다.
권력독점에서 권력분점으로 변해야 하고
재가불자와 승려들이 상호 비판과 견제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재, 모든 권력은 승려들이 독점하고 있다.
승려들이 권한을 이양하지 않는 이상 재가불자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혹자는 시주 보이콧 운동을 펼치면 되지 않겠냐 하겠지만
대부분의 불자들은 그런 방식은 대립과 반목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비불교적이라고 생각해서 성공하기 어려운 케이스다.

요즘 출가자들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사찰을 유지할 승려들이 점점 적어지는 것이다.
필연 재가불자들 도움없이 사찰과 종단운영이 어려워짐은 불문가지
그렇다면 승려들이 대폭 재가불자들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합당한데....

실질적 조치들이 과연 나올까.
그런 조치들 나오기 전까지 난 재가불자들에게 그 어떤 질책도 해선 안된다고 본다.
피땀어린 시줏돈 잘 쓰여질거라 믿었던 순진한 불자들이 무슨 죄?
승려들 계율 어기는 거 까지 신도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난 그건 미친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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