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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모든 것들이 국보이고 보물<br>고려시대 건축양식 보여준 ‘무한가치’

김진호기자 | zeenokim@naver.com | 2013-09-30 (월) 16:43

고색창연한 천등산 봉정사(鳳停寺)의 일주문.

봉정사는 경북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天燈山)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이다.

천등산 봉정사로 올라가는 길은 빼곡할 정도로 숲이 울창하여 길섶은 온통 초록 이끼로 가득하다. 숲 그늘이 좋아 오르기도 좋다.

봉정사 경내로 들어서는 길은 계단이 있는 만세루가 아닌 협문으로 올라가는 것이 더 맛깔나다. 그 길에는 수령 180년 이상의 멋진 소나무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봉정사 경내로 들어가는 만세루의 측면의 풍경도 시쳇말로 죽여준다. 2층 누각으로 이루어진 만세루는 단청 하나 없이 오래된 목재 건축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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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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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경내

봉정사 경내 우측의 협문 진여문에서 슬며시 봉정사 경내를 들여다본다. 진여라는 뜻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 무한한 공덕을 내포하고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뇌리에 떠오른다.

협문인 진여문으로 들어서서 경내 풍경을 바라본다. 오래된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 봉정사답게 고색이 완연하고 고졸한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더 고즈넉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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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311호 봉정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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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불단 위에 봉안된 삼존불. 석가모니불상을 중심으로 문수보살, 보현보살이 좌우를 지킨다.

봉정사 대웅전은 매우 소중한 보물이다. 국보 제31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자연석의 막돌기단 위에 세워졌는데 전면에 툇마루를 설치한 것이 특이하다.

봉정사 대웅전 불단 위에 봉안된 삼존불. 대웅전 불단의 삼존불은 석가모니불상을 중심으로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좌우로 모시고 있다.

봉정사 극락전은 대웅전과 함께 국보 제15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사실상 국내에서 최고로 중요한 목조건물에 해당된다. 봉정사 극락전은 고려 중기인 12∼13세기에 세워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그 가치를 혜량하기 어렵다.

돌이끼 가득해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봉정사 삼층석탑은 또 어떠랴. 건립 연대는 고려 중기로 추정되며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82호로 지정되어 있다. 봉정사의 승방과 요사채로 사용되고 있는 무량해회 전각 또한 허투루 보고 지나칠 건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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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449호 고금당 전각.

극락전 앞 왼쪽에 위치한 봉정사 삼층석탑과 고금당(古金堂) 전각은 보물 제449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보면 봉정사의 모든 눈에 들어오는 대상들이 다 국보이고 보물들이다.

봉정사 범종각. 불교에서는 하늘을 28개로 구분하는데, 이를 상징하여 하루 세 차례, 한 차례 마다 28번씩 종을 친다. 단층이면 종각 2층이면 종루라 한다.

봉정사 경내를 돌아보면서 느낌이 무척 좋게 다가오던 만세루가 있는 풍경. 고풍스러운 전각의 느낌도 좋고 낮은 기와담장도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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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전각과 낮은 기와담장도 보기 좋은 봉정사 만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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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루 안 법고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만세루 안에 놓인 법고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천년고찰의 면모를 법고에서도 보여 주는 듯하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 본 만세루. 봉정사 만세루는 봉정사 대웅전과 극락전이 있는 중심 경내로 들어가는 출입구로 조선 후기 양식의 누문이다.

만세루 누각 아래서 대웅전을 바라보며 다시 삼배를 올리고 봉정사 경내를 빠져 나온다. 다시 봐도 고색창연한 느낌 좋은 봉정사이다.

돌계단을 내려와 다시 올려다 본 만세루. 원래 이름은 덕휘루(德輝樓)였으나 언제 어떤 연유로 만세루(萬歲樓)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봉정사 입구에는 특이한 정자 하나가 있는데 이 정자가 명옥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작은 폭포가 있어 아름답다.

명옥대로 들어가는 작은 암반 물줄기 앞에서 들여다 본 명옥대의 풍경. 명옥대는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74호로 지정되어 있다.

명옥대의 모습. 퇴계 이황(李滉) 선생이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1665년 사림에서 건립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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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대 입구의 작은 폭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극락전이 있는 봉정사로 가는 길은 안동역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안동역에서 51번 버스를 타면 안동의 작은 시가지를 빠져나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안동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면 차창 밖 풍경은 금방 서정적인 풍경이 가득해지고 이내 시골의 지방도로로 접어 든다. 재 하나를 넘은 버스는 삼거리에 도착하고 그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접어들어 구불구불 시골길을 몇 구비 돌아드니 봉정사 입구이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울창한 숲길을 제법 걸으니 봉정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천등산 봉정사라고 판각된 현액이 일주문에 걸려있다. 천년고찰 봉정사는 빛바랜 단청이 일주문부터 그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 온다.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天燈山)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다.

682년 신라 신문왕 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서,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이 도력으로 종이로 봉(鳳)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봉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 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창건 후 의상은 이 절에다 화엄강당을 짓고 신림(神琳) 등의 제자들에게 전법(傳法)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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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이고 있는 만세루.

일주문을 지나 조금을 더 오르니 경내로 들어서는 정문 누각 만세루가 하늘을 이고 반겨 맞아준다. 180년 수령인 멋드러진 소나무의 모습을 보고 협문인 진여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선다. 역시 국내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이 있는 봉정사 답게 경내 풍경은 오랜 세월의 느낌이 중후하게 다가온다. 승방과 요사채로 쓰이는 무량해회 전각을 지나 삼층석탑이 있는 대웅전 앞에 이른다.

국보 제311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전에도 봉정사의 유래와 관련된 전설 하나가 전해지고 있다.

의상이 화엄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이 산에 오르니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혔고, 청마(靑馬)가 앞길을 인도하여 지금의 대웅전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산 이름을 천등산이라 하고, 청마가 앉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절 이름을 봉정사라 하였다고도 한다.

대웅전을 돌아보고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 극락전 앞으로 간다. 당우의 크기는 작지만 국보 제15호로 지정된 극락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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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목조건물이라 일컬어지는 국보 제15호 봉정사 극락전.

1972년에 실시한 보수 공사 때에 밝혀진 내용에 의하면 건립 후 첫 수리는 고려 1363년(공민왕 12)이며 그 뒤 1625년(인조 3) 2차에 걸친 수리가 있었다고 한다. 원래는 대장전(大藏殿)이라 불렀으나, 뒤에 극락전(極樂殿)이라 개칭한 것 같다.

봉정사 극락전은 통일신라시대 건축 양식을 본받고 있다. 기둥의 배흘림, 공포의 단조로운 짜임새, 내부가구의 고격(古格)함이 이 건물의 특징이며, 부재 하나하나가 모두 국보적 기법을 갖추고 있어 매우 귀중한 문화재라 할 수 있다.

봉정사의 전각들은 우리나라 고건축물의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락전은 국보 제15호, 대웅전은 국보 제311호, 화엄강당은 보물 제448호, 고금당은 보물 제449호, 무량해회와 만세루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25호, 삼층석탑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로 지정되어 있어 고건축의 보고 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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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명옥대. 명옥대는 퇴계 이황의 후학들이 그를 기리 위해 세웠다고 전해진다.

봉정사의 오래된 전각들을 돌아보고 경내를 빠져나와 봉정사 입구에서 잠깐 보았던 정자 명옥대를 찾아 간다. 숲이 울창해서 허투루 본다면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다. 바위를 타고 명경 같은 계곡수가 흐르는 풍경이 아름다운 명옥대는 퇴계 이황 선생의 후학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옛 이름은 낙수대(落水臺)였으나 초은시(招隱詩)에 나오는 '나는 샘이 명옥을 씻겨 내리네'라는 구절을 따와 명옥대로 바꾸었다고 전한다. 아름다운 명옥대의 풍경까지 바라보고 나서 봉정사를 완전히 빠져 나온다.

고즈넉하고 고색창연한 봉정사를 돌아보며 우리 선조들의 기술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다시 한 번 느껴본다. 온고이지신. 우리의 옛것을 소중히 하면 새로운 것도 더욱 잘 알 수 있는 것, 우리의 옛것을 더욱 소중히 여기겠다는 작은 다짐을 해 보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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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이좋은곳에 2013-09-30 17: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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