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타고 의왕역을 지나다 보면 차창 밖으로 규모가 제법 큰 저수지 하나가 나타난다.

호수와 어우러진 갈대와 잡목 숲의 풍경이 눈길을 붙잡는다. 오가다 그 풍경이 너무 예뻐서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마침내 작심을 하고 왕송호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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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의 1호선 의왕역 남부에 소재한 왕송호수의 모습. 자연호수라서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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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호수 수변으로 갈대가 무성하다. 가을을 듬뿍 머금은 갈대로 인해 호수의 아름다움은 한층 더해진다.


의왕역 역사 1번 출구로 빠져나와 왕송못동길의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니 드넓은 호수가 시야에 드러나기 시작을 한다. 그리고 호수의 수변에 이르니 뜻 밖에 즐거운 길을 하나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이 왕송호수 수변을 따라 조성된 ‘누리길’이다.

왕송호수는 1948년 조성된 호수로 넓이는 1.65㎢, 제방길이는 640m인 자연형 호수이다. 수면이 넓어 호반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붕어, 잉어 등이 많이 잡혀 낚시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부곡하수종말처리장이 가동되면서 수질개선이 이루어져 왜가리, 두루미, 청둥오리, 원앙(천연기념물 327) 등 각종 철새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부곡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하수처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컴퓨터시뮬레이션과 농구장, 테니스장, 산책 코스, 환경홍보관 등을 갖추고 지역 주민에게 이를 공개하고 있다.

의왕시는 호수를 찾는 주민이 늘어나자 이 일대를 환경생태공원으로 꾸미기 위해 2001년부터 총 사업비 51억 원을 들여 토종 꽃과 식물을 중심으로 한 자연학습공원을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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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수변으로는 갈대나 줄 풀이 자생하면서 늪지대를 이루고 있다. 늪지 너머로 아직도 초록을 품은 나무들이 호수에 비쳐지고 있다.

이 누리길 역시 호수가 정비되면서 함께 조성된 산책로로 세 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으면 총 길이는 15.9km이다. 가을 정취가 물씬한 호수 변을 거닐어 본다.

이미 수확이 끝나버린 논은 다소 쓸쓸한 느낌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갈대 물결 찰랑거리는 호수의 풍경이 그런 쓸쓸한 느낌을 희석시키고 있었다. 퇴색한 갈대와 줄 풀이 밀생하는 늪지 너머로는 버드나무들이 만들어낸 초록의 풍경이 어우러져 서정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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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개장이 될 예정인 조류생태과학관의 모습. 이곳 왕성호수를 찾아오는 조류들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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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수변을 따라 조성된 누리길의 안내 표지판. 총 3개의 코스로 총 길이가 15.9킬로미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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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길을 걸으며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수변풍경은 일품이다. 자연형 호수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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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600미터에 이르는 왕송호수 제방의 풍경. 제방길을 따라 걸으며 마주치는 호수와 그 주변 풍광은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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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남쪽 수문 아래로 흐르는 개천인 황구지천의 모습. 가을빛 완연한 지천의 모습이 몽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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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길을 따라 걷는 왕송호수의 풍광. 매우 서정적이다.


호수를 따라 난 국도를 걷는다. 그리고 만나는 과학관 하나. 이제 곧 개관을 준비 중인 조류생태과학관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로 왕송호수의 조류에 대해 학습하는 과학관이다. 그만큼 왕송호수에는 다양한 텃새와 철새들이 찾아와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 살아나니 생태환경도 저절로 복원까지 이루어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가을 풍경 가득한 호수를 따라 걷다보니 긴 제방을 만나게 된다. 제방 길을 따라서 드넓은 호수를 감상한다. 이렇게 호수를 따라 걷는 길이 모두 왕송호수의 누리길이다.

제방을 건너고 농촌 마을을 지난다. 목가적인 풍경들과 마주 친다. 편안하고 안온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김장배추를 수확하는 촌로의 손길이 바쁘다. 가을걷이를 끝낸 썰렁한 논 풍경과 대비를 이뤄 푸름이 밭 한가득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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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호수의 서편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풍경은 목가적인데, 농부들의 손길은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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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박물관에는 시대에 따라 변해온 철도들이 전시되어 있어, 한국의 철도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누리길을 돌아본 후 철도박물관을 찾아간다. 키 높이 보다 조금 높은 토끼굴을 지나야 한다. 이 토끼굴을 차로 지나려면 신호에 주의해야 한다. 넓이가 차 한대 넓이에 그리고 높이가 낮아 승용차만이 통과가 가능한데 빌딩의 주차장 입구에서 나는 경고음이 울리는 토끼굴이 재미있다. 이는 차량의 교행을 위한 것이다. 토끼굴을 지나 철도박물관 앞에 이른다.

철도박물관은 대규모 운송수단이자 국민의 생활수단인 철도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인식시키고자 설립된 박물관이다. 1981년 문을 연 철도고등학교 실습장 내 철도기념관이 그 모태이며, 이를 확대하여 1988년 경기도 의왕시 부곡에 부곡관(제1관)을 개관하였다.

1997년 4월 서울역에 서울역관(제2관)을 개관하였으나 2004년 폐지되었으며 부곡관으로 이전, 통합되었다. 전시장은 실내전시장과 옥외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2,700 여 점의 전시품을 전시하고 있다.

실내전시장은 1층의 철도체험실, 모형 철도 파노라마실 등과 2층의 차량모형, 차량명판, 부품, 보선장비, 각종기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옥외전시장에는 각종 증기기관차 및 객차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시간은 3∼10월에는 오전 9시~오후 6시, 11∼2월에는 오전 9시~오후 5시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호수의 가을 풍경이 아름다운 왕송호수 누리길, 그리고 한국의 철도 역사를 오롯이 남겨 놓은 철도박물관은 수도권 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더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