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이 가고 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타종행사가 있던 종로 보신각에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종로로 향한다. 탑골공원 앞 사거리를 지나 YMCA호텔 앞에 이르니 전경 버스가 두 개의 차선을 막고 섰다.

그리고 인도와 도로 사이를 길게 전경 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놓은 모습과 마주치면서 당혹스러운 감정에 사로잡힌다. 많은 시민들이 송구영신의 기쁨을 함께 나누자며 펼치는 행사가 제야의 밤 타종행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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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종로 보신각종 타종행사가 열린 종로거리에 인파가 가득하다. 그러나 방어벽을 설치한 경찰차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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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YMCA부근에 차벽을 치고 있는 경찰버스의 모습. 2012년은 서글프게도 공안분위 속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이렇게 도로를 온통 차벽으로 가로 막으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기나 긴 차벽을 보노라니 잠시 공포감에 휩싸인다. 이렇게 좋은 날 이런 공포감을 조장하다니.

12시가 가까워지자 카운트다운이 시작이 된다. “오. 사. 삼. 이. 일.” 긴 공명을 울리며 종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지기 시작을 한다. 2012년 임진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종소리와 함께 시민들의 환호 소리도 울려 퍼지기 시작을 한다. 하늘로 폭죽이 쏘아 올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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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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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통제 구간이 짧고 차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통에 시민들은 관철동 젊음의 거리에 갇혀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하늘에는 색색의 폭죽이 번쩍거리고 거리는 화약 냄새로 가득해 진다.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엄청난 인파가 도로로 들어서지 못하고 관철동 거리에 갇혀 있다.

바로 경찰이 막아 놓은 차벽 때문에 도로에 들어서지 못하고 건물들 사이에서 갇혀 있는 것이다. 이건 아무리 봐도 공권력의 지나친 개입이다. 분명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장치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이상한 제야의 밤 타종행사다.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자고 교통통제까지 하면서 해 마다 타종식 행사를 열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의 진입을 막는 타종행사라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지금의 이명박 정부는 아무래도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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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행사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이 종로거리에 남아 새해가 밝았음을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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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시작을 기념하는 제야의 종 행사에는 외국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경찰버스로 둘러싸인 현장을 보는 그들의 느낌은 어땠을까.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국가가 된 대한민국의 현실이 부끄럽다.

이렇게 차벽을 둘러쳐 놓고 제야의 밤 타종행사를 하는 정부는 이명박 정부 외에는 본적이 없는 듯하다. 기억의 시계를 아무리 거꾸로 돌려봐도 이와 비슷한 장면은 문민정부이래 시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지금 이명박 정부는 군사독재정부와 비슷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차벽으로 둘러싼 거리를 보면서 역시 불통의 정부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 지금 역사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는 것이 맞을 것이다. 반민주로 향하는 시계.

인파 속에는 많은 외국인들도 보인다. 그들은 경찰이 막아놓은 차벽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도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광경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것도 G20 정상회의까지 개최한 나라에서.

2012년 새해는 밝았지만 여전히 세상은 막혀 있었다. 2012년 제야의 밤 타종행사에는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보지 않기를 소망해 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