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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에서 만나는 티벳의 향기<br>옥인동 티벳박물관엔 차와 법향 물씬∼
김진호 zeenokim@naver.com 2010-12-22 (수) 15:35
인왕산 기슭, 낡고 오래된 아파트들이 옹기종기 모인 동네가 종로구 옥인동이다. 이곳 옥인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다 보면 좌측으로 붉은 벽돌로 지은 제법 오래돼 보이는 3층 건물을 만나게 되는데, 이 건물 앞에 세워진 석조물들이 관심을 이끌게 한다.
얼핏 보면 해태상(像)을 닮았고 또 어찌 보면 석구상을 닮은 석물 옆으로 범어가 빼곡히 새겨진 비석 하나가 시선을 잡아 끈다. 우주의 근원적 진리를 상징하는 '옴'자 사이로 가부좌를 하고 계신 작은 불상도 보인다.
커피전문점과 티벳박물관이라니! 호기심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서니 하얀 모자와 가운을 걸친 바리스타 한 분이 인사를 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던 것이 마하칼라 합환상이다. 인도신화에 나오는 시바의 한 부분인 칼라가 불교에 도입된 신으로 힌두교에서는 세계의 파괴자이지만 불교에서는 호법신으로 일본의 밀교에서는 이 마하칼라가 지금도 많은 숭상의 대상되고 있다고 한다.
2층으로 들어서니 티벳 관련 유물들로 가득하다. 화려한 티벳의 복식과 장신구류들이 먼저 눈에 보인다. 그리고 진열된 티벳불교 유물들. 우리의 불상과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른 여러 종류의 불상들. 또 여러 형태의 마니차들. 화려한 불화며 정교하고 아름다운 목공예품들까지 하나하나 살펴 볼 것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티벳은 문맹률이 높아 경전을 잃지 못해 한번 돌릴 때 마다 경전을 한번 암송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마니차는, 실제로 원통 안에 경전이 들어있단다. 그 사실을 전해 듣고 나니 마니차에 더욱 관심이 간다.
또한 차의 나라답게 각종 목제 다기용품들도 눈길을 끈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협소한 전시공간에 있다. 좁은 전시실에 개별전시가 어려워 쌓아놓은 유물들도 많아 박물관으로써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차 한잔이 삼천 원에서 오천 원 사이이니 차 한잔과 함께 돌아보는 티벳유물 관람이라면 입과 눈이 모두 즐거울 만하다.
이런 도심에 대나무 숲을 끼고 있는 절집이라니! 하긴 어찌 불국이 꼭 경주만이랴! 깊어 가는 겨울의 길목에서 만나는 초록의 신선함이란…. 대웅전 전각 뒤란으로 들어서니 고소한 냄새가 넘쳐난다. 동지팥죽을 쑤고 있는 부뚜막 위 가마솥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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