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호도껍질 속에
햇살들이 모여 있다
황금빛 반짝이는
빛의 요정들
그래, 그것은
요정들의 수레
먼먼 빛의 나라에서 온
햇살 실은 마차
은모래 같은 빛가루를
온 마을에 뿌려놓고
달그락 달그락…
호도껍질 마차는
뜨락을 떠나가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이 비밀
세상은 끄덕끄덕 졸고 있었지
알록달록한 감잎이 두어 장
고개를 갸웃거리며
담장 위에 내렸을 뿐
마을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금빛 속에 잠겨 있었지
그 날,
호도껍질 마차가 다녀간
감꽃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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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으로 떠오른 환상, 어쩌면 안데르센을 사랑했던 내 어린 시절의 상상의 장면 하나를 시로 형상화해 보았다. 그리고 어쩌면 이 시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한 안데르센의 동화가 한 편쯤 실제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안데르센, 안데르센, 안데르센…. 내 삶의 한 페이지를 환상으로, 또는 긍정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었던, 아아 아름다운 안데르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