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마을 지나서

은빛 시냇물

징검다리 건너서

찔레꽃 언덕,

언덕 너머 활짝 열린

푸른 과수원,

과수원 사잇길은

탱자 울타리,

외딴집 외딴집

외딴집 한 채.

탱자꽃 탱자꽃

탱자꽃 피어,

아이는 일곱 살

동무도 없이,

익어가는 저녁놀

바라고 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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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연이　지날　때마다　정경이　바뀐다．　시내를　건너　언덕으로，　언덕을　넘어　과수원으로，　과수원을　지나　외딴집이　배경으로 놓이는　것이다．　그리고나서야 비로소　주인공이　등장한다．　동무라곤　없는　외딴집　아이．　그러나　그에게　익어가는　저녁놀이　있는　한，　의자를　마흔세　번　옮기는　슬픔은　있을지라도（《어린　왕자》）　그가　반드시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닐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