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빤 어렸을 때 감꽃을 주워 먹었단다.

왜요?

(얼굴이 빨개지며) 너무 심심했거든!

심심한데 왜 감꽃을 먹어요?

(위엄을 차리며) 배가 고파서 그런 건 아니야!

심심할 땐 만화책, 배고플 땐 피자 파이여요!

(화가 나서) 피자 파이보다 감꽃이 더 맛있어!

근데 지금은 왜 감꽃을 안 잡수셔요?

(깜짝 놀라더니, 가만히 눈을 감고) 그래, 그래…

아빤 이상하시다!

(옆에서 엄마가) 얘, 아빨 위로해 드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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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지금은 감꽃을 먹는 아이가 없다. 그래, 지금은 오디를 먹는 아이도 없다. 그래, 지금은 참꽃(진달래꽃)을 먹는 아이가 없다. 그래, 지금은 찔레를 먹는 아이도 없다. 그래서… 지금 어른이면서도 어린이이고 싶은 나는,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다. 어렸을 때 감꽃을 먹어야만 했던 어떤 사람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