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에 위치해 있던 천년고찰 청련사(옛 안정사, 주지 백우 스님)가 양주시 장흥으로 가람을 이전한 후 ‘한수이북 천년 호국도량’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호국삼층보탑’을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그대로 재현해 모신다.

청련사는 태고종의 승정으로 원로급 대종사인 백우 스님을 중심으로 호국도량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태고종의 천년 고찰로, 도량 이전과 함께 부처님 입멸 후 불자들의 최고 신앙대상이며, 사찰의 필수적인 성보물인 탑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던 중 주지 백우 스님과 대중스님들, 재가불자들이 원력을 모아 탑 건립을 발원, 3년이 넘는 불사 끝에 오는 9월 20일(토) 오전 10시 점안식 및 제막법회를 봉행한다.

백우 스님은 9월 2일, 청련사 호국삼층보탑 제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불사 과정을 설명하고, “석가탑을 1:1 크기로 그대로 재현한 호국삼층보탑을 건립함으로써 청련사가 명실상부한 한수이북의 제1 호국도량으로 거듭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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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련사 호국삼층보탑에 봉안될 부처님 진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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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삼층보탑에 봉안될 공양물들.

백우 스님은 이날 “본래 청련사는 1250년 동안 왕십리에 있던 천년고찰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현재 양주 장흥으로 옮기게 되었다”며 “새롭게 도량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성보물인 탑을 그동안 가람형성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지금까지 조성을 못하다가 이번에 원력을 세워 부단한 노력 끝에 성취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백우 스님은 또 “오는 9월 20일 제막식에 앞서 16일 스리랑카 대통령이 봉증한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 1과를 호국삼층보탑에 봉안한다”며 “이로써 양주 청련사는 명실상부한 통일기원 호국도량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청련사 호국삼층보탑 조성불사를 기획단계부터 자문하고 감수한 박경식 교수(단국대 사학과)는 “옛 안정사, 즉 청련사는 본래 호국사찰로서 창건되어, 탑의 명칭을 호국삼층석탑으로 정했다”며 “특히 이 탑은 석가탑을 내외부 구조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최초의 탑이며, 신라인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석가탑이 그 모습 그대로 호국도량 청련사에 세워진 것은 불교미술사적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석재를 중국제가 아닌 국산돌(포천산)을 사용했으며, 조성은 한국문화재기능 995호이며 성공기능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한열 장인이 맡아 최고의 돌을 최고의 석장이 제작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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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삼층보탑이 세워질 청련사 전경. 계단 앞 마당에 기단설치를 위한 석부재가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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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련사 호국삼층보탑의 의미를 설명하는 박경식 단국대 교수와 청련사 주지 백우스님.


“호국삼층보탑 조성과정 중에 마침 경주 불국사 석가탑의 해체보수가 진행되고 있어, 내구구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내부구조까지 그대로 재현했다는 데 이 탑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 박 교수 “기단 내부의 적심 구조를 석가탑내에는 자연석으로 되어 있지만, 호국삼층보탑 탑에서는 화강암으로 비슷하게 만들어서 쌓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단부 완성 중에 있다. 외형은 석가탑과 똑 같이 하고, 내부구조도 석가탑을 원형에 가깝게 조성했다는 것이다.

“탑의 신앙성 문제, 즉 사리를 봉안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2층 탑신석에 석가탑과 똑같은 크기로 공간을 만들었고, 사리공양구도 석가탑과 똑같이 조성했으며, 다만 유리병을 은병으로, 목탑보탑을 철탑으로 대체한 것 빼고는 모두 똑같이 재현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우리가 흔히 석가탑에서 간과하고 있는 호국신앙을 양주 청련사 호국삼층보탑을 조성하면서 강조하고 싶다”며 “석가탑 안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나왔다는 것은 이 탑이 호국신앙을 상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수 이북에 있는 절, 청량사에 호국탑을 세우는 것은 분단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9월 20일 오전 10시에 봉행되는 접안식 및 제막법회에는 태고종 종정 혜초 대종사를 초빙해 증명으로 모시고, 삼사칠증, 스리랑카 정부 및 불교계 관계자들도 동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