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대각회 이사회(이사장 도업 스님)가 조계종의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을 수용하기로 했다.

대각회 이사회는 8월 26일 오후 2시 목동 법안정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9월 30일까지 조계종에 법인등록을 하기로 결의했다. 회의는 2시간 30분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만장일치 결의가 아닌 찬반 의견의 조율 끝에 도출된 결론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는 이사장 도업 스님과 이사인 도문 혜국 혜총 지홍 보광 선효 태원 장산 스님 등 9명의 이사진이 참석해 성원했고, 분원장을 대표해 대각회 사암연합회장 원정 스님과 감사 지연 스님이 참관했다. 이사 흥교 스님과 효경 스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대각회 이사장 도업 스님은 회의가 끝나고 “결론은 9월 30일까지 법인 관리 및 지원법에 등록한다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줄 알고 있다. 또 대각회의 결정은 대각회만의 결정이 아니라 다른 여타 많은 법인에 미치는 영향 크리라고 생각한다. 이사스님들께서 깊게 생각하고 토론해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인 등록에 대해 찬반이 분명하게 있었지만 찬성도 반대도 모두 대각회와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위한 의견들이다. 이사 스님들은 연세도 많고 수행을 많이 하신 분들이라 성내거나 욕하는 일 없이 무난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대각회는 조계종과의 이행합의 내용과 분원장들의 의견 취합 결과를 공표하지 않았다. 다만 도업 스님은 본원정사에서 실시된 분원장 회의에서 분원장의 뜻을 대각회 사암연합회에 위임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사암연합회장이 참여한 이번 이사회의 결의가 분원장을 포함한 대각회 전체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도업 스님은 “조계종에서 법인관리법을 만들고 입법예고해서 종회서 결의되고 공표한 시간이 짧아 대책위를 열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이사장으로서 당연히 이사회를 열어서 법인법 등록에 대해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일해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임의로 이사장인 나를 포함한 이사 3명과 분원장 연합회(사암연합회) 회장, 운영위원장, 간사를 포함한 6명이 1차 모임을 가졌고 비상대책회의를 가졌지만 대표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분원장 스님들이 다시 본원정사에서 모임을 갖고 모든 것은 연합회장에게 위임하기로 해 위임을 받아 왔고, 오늘 여기서는 추후 인준을 받는 걸로 이야기 됐다. 사후이지만 여야대표가 세월호 법을 정해놓고 원내에서 추후 인준을 받는 것처럼, 모든 것은 대표성이 있는 것으로 됐다”고 덧붙였다.

도업 스님은 “인생사라는 게 잡음은 항상 있지만 오늘 등록하기로 결의했으니까 종단에서도 화합차원에서 모든 법인들의 입장을 두루두루 생각해주고 화합차원에서 행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각회의 법인 등록 수용은 이전부터 예상돼왔다. 도문 스님(원로의원), 혜국 스님(전국수좌회 대표), 혜총 스님(전 포교원장), 지홍 스님(종회의원), 보광 스님(동국대 교수) 등 이사진의 다수가 조계종 주요 종무직에 연관돼있는 상황에서 법인관리법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권리 박탈이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인등록을 거부할 경우 조계종 선거의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므로 오는 10월 실시되는 종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으며, 각종 위원회 위원에도 취임할 수 없다. 또 중앙종무기관과 본말사, 종단 주요 기관 등 일체의 종무직과 종단 산하 교육·포교기관의 교직과 임원직에 취임할 수 없다.

한편 대각회와 조계종 사이의 이행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합의 내용을 2년 이내에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의를 무효로 돌리겠다는 단서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