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2세환우의 쉼터인 합천평화의집이 원폭투하 69주기를 맞아 국내 중고교 역사교과서 29종(고교한국사 8종 / 고교세계사 4종 / 고교동아시아사 3종 / 중학역사 9종)을 살펴본 결과, 원폭피해에 관한 기술 중 7만여 명에 이르는 한국인 피폭자와 4만 여명에 이르는 한국인 피폭 사망자에 대한 사실을 언급한 교과서는 단 한 종(두산동아)이며, 그것도 단 1줄 기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얼마나 될까?” 라는 제목으로 기술됐던 중학교 2학년 검정교과서의 “원자폭탄이 떨어진 후, 거의 모든 건물이 파괴되고 무수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무게 3톤의 원자 폭탄, 한 기가 품어낸 엄청난 양의 빛과 열기가 한순간에 16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살아남은 사람 중 35만 명도 방사능 피해를 입었다. 그중 3만여 명이 살아남아 귀국하였지만, 그 자녀들까지 각종 질병과 질환에 시달리며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다”는 내용도 2012년 이후 삭제되었고, 2013년 검정 ‘두산동아’의 〈고교한국사〉에서는 “한국인 사망자가 4만여 명에 달한다”는 단 한 줄 서술에 그쳤다.

이 같은 실태는 지난 02011년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원폭피해자를 비롯한 ‘일본군위안부’와 ‘사할린 동포’ 피해에 대한 방치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 강점하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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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합천의 집은 오는 8월 5일(화) 국내 원폭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한국의 히로시마’ 경남 합천에서 핵과 방사능 피폭자 및 전 세계의 시민들에게 평화에 대한 열망을 알리고, 합천의 ‘평화 도시’ 상징성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목표로 ‘제3회 2014합천비핵․평화대회(Ｈapcheon Anti-Nuclear&Peace Festival 2014)를 개최한다.

올해 3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합천, 평화를 말하다’라는 슬로건으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와 사)위드아시아가 주관하고 합천평화의집(원장 윤여준)이 주최하며, 비핵․평화 영화상영회, 이야기한마당 ‘왜, 탈핵인가?’, 평화꾸러미-평화 걸개그림, 비핵․평화 백일장, 비핵․평화 골든벨과 함께 합천군민들과 함께하는 비핵․평화한마당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또한 8월 6일(수)에는 69주기 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모제도 열릴 예정이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희생된 한국인 원폭희생자들의 희생을 기리고 넋을 위로하고자 경남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 이후 원전 주위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원전마을을 쫓겨나서-후타바마치의 기록(호리키리 사토미 감독 作)’ 상영을 통해 핵과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도 갖는다.

합천평화의집 이남재 사무총장은 “피폭자들에 대한 지원과 보상에 있어 국가의 법적 근거와 제도적 복지 지원이 미비한 현실에서 국내 원폭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치유하고, 피폭자 및 시민사회단체의 평화 의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44-8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