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현기자
momojh89@gmail.com 2014-07-22 (화) 14:00
중앙종회NGO모니터단이 제198회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 대한 평가서를 내놨다. 종헌 개정의 절차적 결함과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정안의 졸속 입법추진, 중앙종회의원들의 회의 태도, 저조한 참석률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종헌 통과 위법성
모니터단은 먼저 종헌 통과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이번 중앙종회에서 다루어진 각종 종헌개정안은 종헌개정안의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상정된 종헌개정안의 취지가 여론과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종회 집행부가 이를 통과시키려 의지가 있었다고 하나, 종단 구성원들이 지키고 따라야 하는 법과 규칙을 만드는 중앙종회에서,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법절차를 무시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난 회기의 종회에서 만장일치의 위법함이 지적되어 무기명비밀투표로 진행되어 부결된 사안을 그 위법함을 뻔히 알면서 절차를 어긴 것은 종회를 생색내기의 장 정도로 여기며, 종단의 변화를 요구하는 종도들의 바램을 전혀 진솔하게 여기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 의지 없어
총무원장 선거인단을 승납 20년 이상의 비구·비구니로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총무원 발의 총무원장 선거법의 이월 결정에 대해서는 “종회의원 임기만료와 동시에 안건은 자동적으로 폐기되는 것이고, 종회의원선거 전에 총무원장 선거제도가 진지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개정안들은 폐기되었다고 봄이 마땅하다”고 했다.
모니터단은 “총무원은 제대로 된 공론의 장을 전혀 만들지도 않고 선거법개정에 대한 의지도 없는 상태에서 임기 말의 마지막 종회에 개정안을 상정하여 자동폐기를 자초하고, 계파를 떠나 모든 종회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에 대한 방안이나 의지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단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요한 사안을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고 선거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의심받는 것에서 중앙종회의원들도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도 했다.
법인법 관련 갈등은 대화로 풀어야
<법인법>의 폐기와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제정에 대해서는 일부 효율성이 증진됐지만, 재단법인 선학원과의 대립관계를 촉발하게 된 측면에 있어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모니터단은 “오랫동안 논쟁이 있어왔던 선학원에 대해 중앙종회는 종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강력한 제재에 나섰다”며 “선학원은 ‘법인관리지원법’에 반발해 정관을 개정하고 종단에 제적원을 제출하는 등 등 초강수를 두고 있는데, 종단 출가자들 사이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드러내놓고 대립하는 양상은 수행공동체답지 못한 행위”라고 했다.
이와 함께 “서로의 이권을 주장하며 징계와 반발을 거듭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행위는 출·재가자의 수행은 물론 포교에도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며 “출가자는 엄포나 처벌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크게보기
제198회 중앙종회 임시회 모습. (사진=미디어붓다DB)
비구니 종회의원, ‘읍소’로는 평등성 확보 못 해
모니터단은 비구니 종회의원이 종회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모니터단은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하고 반대편을 논리적으로 설득해서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구니의원들은 비구의원들에게 읍소하고 사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얻어진 권리는 비구니승가의 요구들을 담아낼 수도 없고, 이부승가의 한 축으로서 당당하게 승가 내 평등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비구니의원들은 비구의원들에게 호소하기 보다는 ‘종헌’ 개정안의 정당성에 대해 널리 알리고 여론을 모으는 일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돌이켜 보아야 하고,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기 단축·출석률 아쉬워
제198회 임시회는 5일간의 회기를 단축해 하루 만에 의사진행을 마쳤다. 출석률을 50%를 맴돌았다. 모니터단은 “5일간의 회기는 국내외 불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따른 제안들을 논의해야 하는 중요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진행을 서둘러서 하루 만에 끝냈다”며 “이번 회기는 졸속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또 출석률에 대해서도 “재적의원 80명 가운데 58명이 참석해 개원했고 오후 2시 속회 개시될 당시 성원 47명, 오후 4시 20분 속회 개시 46명이 출석했다”며 “하루만에 끝난 198회 종회의 1일 평균 출석률은 50.3%로 반을 약간 넘는 의원들만이 출석했다”고 분석했다.
모니터단은 “제16대 중앙종회의원은 문중이나 계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종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스님들이 선출되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로 종단 내외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종회 운영이 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