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개최도 비극이다. 문창극 후보자 지명 철회하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 의장단과 상임분과위원장, 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종회 중진 스님들은 6월 16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문창극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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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 의장단 “인사청문회 개최도 비극…즉각 사퇴하라”

이날 성명 발표에는 중앙종회 지도급 스님들만 참여했지만,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강행될 경우에는 오는 25일 열리는 중앙종회 임시회의에서 회부, 중앙종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이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종회 의장단은 총무분과위원장 일문 스님이 대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문창극 후보자는 이 나라의 국민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역사의식이 부재하고 개신교 근본주의 세계관, 반민족적 식민사관에 매몰돼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의 발언을 동의·묵인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취임식에서 온 국민 앞에 한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의장단은 “우리는 2,000만 불자와 5,000만 국민의 뜻을 헤아려 박근혜 대통령과 문창극 후보자에게 촉구한다”며 ▲자질 결여된 문창극 후보자의 지명철화와 대국민 사과 ▲청와대 인사시스템 전면 개선 ▲문창극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중앙종회 의장 향적 스님은 “신앙을 빙자해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에 종교인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강행될 때는 불교계를 떠나 전국민전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앙종회 의장 향적 스님과 부의장 정묵·법안 스님을 비롯해 총무분과위원장 일문 스님, 교육분과위원장 혜림 스님, 포교분과위원장 장명 스님, 법제분과위원장 초격 스님, 총무분과 도정 경우 스님, 재정분과 오심 스님(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원장), 비구니 종회의원 일운·구과·정운 스님 등이 참석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 “朴, 문 후보자 발언에 동의하는가?” 공개질의

불교생명윤리협회(대표 흥선 스님)는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의 전통 윤리를 활동의 근간으로 하는 우리는 전쟁과 폭력, 폭력에 의한 약자의 공격과 수탈을 반대한다”며 “그 어떠한 명분으로 전쟁과 수탈은 미화 또는 긍정적으로 비유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신성의 이름으로 오도돼서도 안 된다고 판단하기에 본 질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발언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 ▲후보자 지명 전 연설 문건 등에 대한 정보를 보고 받았는지 ▲문 후보자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발언에 동의하는지 ▲‘뛰어난 통찰력’ 등 문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평가는 여전히 유효한지 ▲대통령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문 지명자의 전형적인 ‘발뺌사고’에 대한 의견 ▲문 후보자의 국민적 지지와 신뢰도, 통리능력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 ▲문 후보자가 총리가 될 경우 대 일본, 대 중국 외교정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지 ▲문 지명자가 취임 후 자신의 가치관을 버리고 오로지 법과 객관성에 입각한 공무집행을 할 것인가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 등 9개 질의를 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는 “과오의 경중을 떠나서 이미 사회적으로 물의가 야기된 인사가 최고위 지도자 자리에 오른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국가에 돌아가며, 그 책임은 온전히 총리를 지명한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민적 수치심과 아픔, 사회적 갈등을 더욱 가중시키는 국정을 즉시 중단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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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생명윤리협회는 16일 박근혜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자진사퇴가 국민의 뜻이자 하나님의 뜻”

종교자유정책연구원(대표 박광서, 이하 종자연)도 이날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종자연은 2007년 아프간 인질사태에 대한 문 후보의 칼럼을 예로 “무슬림 측에 대한 샘물교회신도들의 무모한 선교행위를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당시 2명이 죽은 살인 사건마저 하느님의 큰 뜻이자 성장통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선교행위를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는 아름다운 행위로 미화한다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종자연은 “문 후보가 국무총리가 된다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적 정의, 법치주의라는 절차적 정의, 상린관계와 호혜평등이라는 종교적·외교적 정의 등이 무시되고 기독교적 세계관을 전파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목적적 정당성을 갖고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면서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뜻이자 하느님의 뜻”이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