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의 구세(救世) 범위는 수행론이 엄격했던 것만큼 협소했다. 이에 반해서 용성의 구세의 범위는 성철의 것보다 넓었으며, 자비와 사회적 깨달음에서 우러나는 구세의 욕구는 자아완성의 욕구만큼이나 치열했다. 용성에게 자아완성과 구세는 둘이 아니었다.”-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교수(비폭력연구소 소장)의 발제문 ‘자아완성과 구세는 둘이 아니다: 용성의 대각사상’ 중에서.

“용성은 승려로서 수행에 진력하면서도 세속의 일을 넘나들면서 유연하게 처신하였지만 늘 원칙을 따랐다. 평생을 깨달음을 중생들에게 되돌려 주고 조선이 독립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 과정은 외롭고 힘들 길이었지만 용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으로 알고 묵묵히 한 길을 걷다간 위대한 고승이었다. 지도자의 솔선수범이 그리워지는 오늘 용성의 행적은 시대를 밝히는 횃불이요, 민족의 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판이라 하겠다.”-김순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의 발제문 ‘시대정신, 독립운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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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교 주창자이자 항일독립운동가인 용성진종 조사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 ‘시대의 큰스승 아, 용성조사시여!’가 5월 29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400여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정토회 주관으로 열렸다.

발제에 나선 허우성 교수와 김순석 연구위원은 누란의 위기에 처한 오늘날 한국의 상황에서 용성 스님이 보여준 구세의 원력과 실천이 일관된 삶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남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에는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경집 진각대학원 교수,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등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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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앞서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용성 조사 조명의 의미를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국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 지켜보면서 온 국민이 자괴감과 큰 슬픔에 빠져 있고, 국내 밖으로 보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을 재무장시키고 한국을 일본의 아래에 두려고 강요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미일 3각 군사협력이 협정은 아니더라도 MOU 체결이 목전에 있는 형국”이라며 “이는 마치 용성조사께서 살아가셨던 시대처럼 국외로는 열강이 밀려오고 내부로는 동학혁명, 민초들이 삶이 황폐한 내우외환으로 형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당시 우리는 제대로 대응을 못해 망국을 맞았고, 독립에 대한 충분한 활동을 못해서 독립 이후에는 분단이, 그리고 100년 만에 거의 100년 전과 거의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되었다”며 “그동안 우리가 추구했던 물질, 물량, 속도, 성장 제일주의의 총체적 결과가 세월호 침몰 사고라는 적나라한 모습 드러난 것”이라며 “우리 사회는 양보다 질, 성장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강력한 요구를 받고 있는데, 도리어 국론 분열의 심화로 가고 있는 모습이고, 또 바깥의 한반도 주변 정세는 통일은커녕 안보마저도 위기를 맞는 처지가 되어 있다”고 개탄했다.

법륜 스님은 “이런 때에 용성조사가 보여주셨던 고뇌와 행동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수행자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승려 중심이 아닌 대중 중심으로, 시대의 역할을 외면하지 않고 그 사명을 담당했던 모습을 우리가 재조명해서 그 가르침을 계승해서 이 시대의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기 위한 교훈과 지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은 축사에서 “역사를 공부하면서 스님들이 독립운동에 기여한 것을 알고 있었으며, 용성스님의 역할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말문을 연 후 “민족문제연구소 등에서 오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을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민주적인 헌법정신을 잉태한 혁명으로 재평가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용성 스님에 대한 조명과 재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