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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안 공청회 ‘썰렁’<br>법안스님 “대의성의 상실 지적은 당연”
모지현기자 momojh89@gmail.com 2014-04-16 (수) 16:45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제도 공청회가 4월 16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조계종의 ‘뜨거운 감자’인 총무원장 선거제도의 바람직한 개선안을 위해 대중의 공의를 모으는 자리였지만 참석한 종도는 30명 남짓, 사전접수된 의견은 3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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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스님 “선거 규모 확대해 대표성 확보해야”
공청회에서는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 스님이 총무원장 선거제도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에 대해 기조발제를 했다. 법안 스님은 “대의제 민주주의는 1994년 종단 개혁의 산물로 종단 인정과 발전에 기여했지만 현재 종단의 선거제도는 갈마 제도와 비교할 때 모든 종도가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되지 않은 것”이라며 “선거권, 피선거권은 종도들의 기본적 권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안 스님은 지금까지 제기된 현행 제도의 문제점으로 ▲출가 수행자로서 기본권이 제약받음 ▲대의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모든 종도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함 ▲제도상의 문제로 사부대중 의사가 정확히 반영되지 못함을 꼽으며, 대의성의 상실에 대한 지적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법안 스님은 “현재의 간선제도가 종도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94년 개혁 당시 설문조사 결과 87%가 직선제에 찬성한 것을 비롯해 몇 차례 설문조사에서 모두 직선제를 원하는 승가대중의 응답 배율이 50%를 상화하는 만큼 종단은 선거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많은 종도들의 참여해 부여한 종단적 대표성은 종단을 더욱 튼실하게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총무원, 중앙종회, 원로회의, 쇄신위원회가 각각 제안한 준직선제, 완전 직선제, 선거인단 축소, 선 추천 후 선출 등의 개선안이 소개됐다.
총무부장 종훈 스님 “대덕 이상 준직선제…비구니 참여는 제한”
총무부장 종훈 스님은 법계 대덕이상 승려의 참여로 선출하는 준직선제를 제안했다. 비구니는 현행 산중총회 구성원보다 5% 많은 25%가 참여하게 된다. 종훈 스님은 “직선제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미래 직선제로 가기 위한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준직선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행부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 TFT가 가장 현실적인 안으로 꼽는 준직선제에 따르면 선거인단으로 승납 20년 이상의 법계 대덕 이상 비구 3,036명과 대덕 비구의 25%에 해당되는 비구니 759명을 합한 3,795명이 참여하게 된다. 비구니 25%는 산중총회의 비구니 비율인 20%를 상회하는 것이다.
이 안은 현행 대의제보다 강화된 대표성을 기반으로 각종 종책 구현과 종무행정 집행에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선거인단 확정 과정에서 분담금 납부 등 선거인 자격여부를 확인하게 돼 종도들의 권한과 의무를 강화할 수 있으며, 교구별 선거인단 선출과 총무원장 선거인단 선거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단 1번의 선거로 총무원장 선출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선거인단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선거 비용이 추가로 확보돼야 하며, 선거 준비를 위해 3~6개월가량 종단 행정력의 소모가 우려된다. 선거가 과열돼 종단적 현안보다는 종단 내 정치가 강조되는 부작용도 예상할 수 있다.
종훈 스님은 “차기 총무원장 선거가 예정된 2017년을 기준으로 법계를 적용할 경우 선거인단 수는 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훈 스님은 또 “1안의 경우 비구니 스님들께서 많은 불만이 있을 것으로 알지만 비구니는 비구니회가 조직돼 있다. 비구는 비구회가 조직돼있지 않다. 비구니회가 직선제로 가기 위한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비구니 스님 문중 등 여러 사항을 볼 때 현실적으로 선거권이 왜곡될 수 있다”고 말해 참석한 비구니 스님들의 반발을 샀다.
중앙종회, 완전 직선제
원로의회, 선거인단 축소 및 추대
중앙종회의원 원경 스님은 완전 직선제를 주장했다. 원경 스님은 “소수의 간선제로는 종도의 참뜻을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직선제로 종단 최고 수장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경 스님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 사회적 구성원은 승속을 막론하고 기본적 인지력이 향상돼 굳이 대리선거가 아니더라도 자주적으로 주권의지와 표결의지를 행사할 수 있는 구성원”이라며 “그러므로 최대한 비구 비구니 이상에게는 선거의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족계 수지자 전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경우 비구 5,602명과 비구니 5,281명 등 총 10,883명이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원로회의와 쇄신위원회의 개선안은 사회를 맡은 기획실장 일감 스님이 대신 소개했다.
원로회의에서는 선거인단을 대폭 축소하거나 선거 제도가 아닌 추대제를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원로회의는 제34대 집행부 인준 당시 선거인단이 교구본사 주지 25명과 종회의원 81명만으로만 구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4월 9일 열린 원로회의에서 제안된 교구본사 주지·중앙종회의원의 추대 방안도 소개됐다.
쇄신위원회는 선 추천, 후 선출을 주장했다. 총무원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2~3인을 추천한 후 선거인단이 선출하자는 것이다. 선거인단은 중앙종회·교구종회·본사주지 등 최소 400~1000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게 된다.
총무부장 종훈 스님과 백양사 주지 진우 스님,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 스님이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 토론석에 앉아있다.
교구본사, 현행 제도 유지 주장
한편 교구본사 주지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백양사 주지 진우 스님은 현행 제도 유지를 주장했다. 진우 스님은 “교구본사는 대체적으로 현행 제도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여러 폐해와 문제점이 있지만 그런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까지 발전된 모습이었으며, 검증되지 않은 선거제도를 좀 더 심도 있게 연구하고 대중의 공의를 담보한 상태에서 시행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한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설문조사를 하면 70~80% 이상 직선제를 지지하는데 선거권이 없는 스님들이 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권이 있는 스님들에게 물어본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교광장·삼화도량, 간선제 확대…비구니 참여는 이견
불교광장 종책위원장 만당 스님은 간선제 확대를 언급했다. 만당 스님은 “종교적인 권위를 지켜야 하는 점을 비춰보면 지금 간선제 선거인단보다도 더 축소해서 선거의 폐해를 완전히 없애는 쪽이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종도 대부분이 원한다면 직선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당 스님은 “3,000여 개 이상의 말사로 구성된 것이 광의의 종단이라고 본다면 말사 주지 자격인 중덕·정덕 법계를 품수한 스님들이다. 직선제로 갈 때는 중덕·정덕 법계 이상을 품수한 스님들이 참여해서 총무원장 선거에 임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 한다”며 “교구본사 주지를 선출하는 산중총회도 중덕 이상 스님들에 비구니 스님들의 참여가 20%로 제한돼 있다. 산중총회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삼화도량 삼화연구소장 법인 스님은 비구니 투표권 제한이 없는 일정 법계 이상의 직선제가 시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 스님은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논함에 있어 부정적 폐해만을 없애려고 하는 방어적인 차원에서 제도를 논하고 있다”며 “구성과 배율에만 신경쓰지 말고 종단을 이끌 훌륭한 지도자를 어떤 검증시스템을 갖추고 어떤 제도를 갖출 것인가를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법인 스님은 “일정 법계 이상의 논의는 필요하지만 선거의 5대원칙을 철저히 지켜 비구, 비구니가 차별 없이 총무원장을 선출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비구니회, 차별 없는 완전 직선제 주장
중앙종회 비구니회장 일운 스님도 비구니 차별 없는 완전 직선제를 주창했다. 일운 스님은 “구족계 수지자의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비구니에게 비구 25%에 해당하는 선출권을 주는 것은 비구니에 대한 차별”이라며 “선거인단 축소는 투표권의 가치를 차등케 해 평등권에 위배되고 선 추천 후 선출도 비구니 참여를 축소시킨다”고 우려했다. 일운 스님은 “완전직선제만이 종도들의 애종심을 고취시키고 사부대중 공동체를 적극 실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원로의원 암도 스님, “여러 사람이 들어야 공청회가 되지…”
공청회에 참석한 원로의원 암도 스님은 종도들의 저조한 공청회 참여율을 아쉬워했다. 암도 스님은 “오늘 방청석을 보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종단에서 신경 써서 좋은 얘기를 하면 여러 사람이 들어야 공청회가 되지 이것은 마치 굿을 하는데 구경꾼은 없고 풍각쟁이만 몽땅 모인 것 같다. 원로 한 명도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암도 스님은 “선거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큰 흐름에 의해서 세속화된 것이다. 종교집단이 세속을 따라갈 일이 아니다. 선거제도로 하지 말고 총무원장 모시는 방법에 의해서 선출하지 말고 추대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암도 스님은 “예전에 보면 강원을 나왔나 선방을 나왔나 학교를 나왔나 아무것도 없어도 원장을 잘 한다. 부정적으로 보면 자격이 없는 사람이 총무원장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전생에 무슨 복을 지은 사람이 총무원장이 되는 구나, 했다”며 “추대하려면 자격기준을 분명 검증하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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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총무원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직선제를 비롯해 현행 간선제 확대, 추대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며 “34대 총무원은 종도의 의사를 존중해 ‘직선제 검토’라는 사부대중과의 약속을 실현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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