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향적 스님(사진)이 올해 10월 말 제15대 중앙종회 임기가 마무리되기 전에 출가활성화 제도 정착, 의제개혁, 법인법을 둘러싼 선학원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등 여법한 회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향적 스님은 2월 12일 오전 11시 30분 중앙종회 신년 간담회를 열고 올해 중앙종회 종무 방향과 과제를 설명하며 “3월 임시회를 하고 종법문제를 다룰 6월 종회를 하면 15대 종회가 끝난다. 15대 종회를 마무리하며 출가활성화 제도 정착과 선학원 문제는 잘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정 스님도 선학원 문제 조율에 신경써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형적 스님은 제15대 중앙종회가 출가활성화 제도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스님은 “원로의원 스님들이 한국불교의 10년 후를 걱정한다. 출가는 한국불교의 생존권 문제이다. 불교도 승단이 없으면 존재가치가 없다”며 단기출가, 특수출가, 유소년출가 등 출가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종단의 현안 문제라고 말했다.

수도권 포교전략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향적 스님은 “수도권 인구가 3천만 명 가까이 되는데, 한국의 경제와 문화와 정치의 중심인 수도권에 대한 포교전략이 없다”며 “24시간 함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문화와 삶, 종교가 같이 갈 수 있도록 리드해야 한다. 노인, 이주민, 탈북자, 노동자 문제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올 8월 예정된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말미암은 불교의 상대적 위축을 극복할 종단적 계획을 구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향적 스님은 출가활성화의 연장선상에서 의제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젊은 층이 보다 쉽게 출가하기 위해 현대화되고 편안한 의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청소년들이나 출가하려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옷 때문에 출가하기 싫다는 사람도 많다. 지금 승복은 조선시대 한복이다. 스님임을 표시하는 유니폼은 가사”라며 “의제는 중요한 부분이고 단기출가자 복장은 달라져야 한다. 종회나 집행부에서 위기의식을 못 느끼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3월 종회에는 지난 회기에 보고된 의제 디자인을 바탕으로 실제 옷을 제작, 시연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꾸준한 쟁점사안으로 거론되는 비구니 호계위원 참여도 제15대 중앙종회에서 마무리해야 할 문제이다. 향적 스님은 “이번 종회에서 호계원의 비구니 스님 갈마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종회에서는 의견을 모았는데 오히려 계단의원이나 원로스님의 의견이 분분하다. 비구니는 비구니 갈마만 하고, 징계 형량 결정에는 관여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비구니회에 3월에 공청회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선거법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향적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의 공약으로도 제시됐다. 선거법에 대해 직선제냐 준직선제냐를 두고 의견이 많다”며 “종단개혁 20주년을 맞는 올해 현행법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적용하는가가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고 말했다.

승풍실추 종회위원 조사와 관련해서는 “호법분과 자체 일이기 때문에 종회 전에 의장단에 조사 결과를 제출하면 의장단이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종회의원이 조사에 임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말연시, 구정이 겹쳐서 그런 걸로 안다. 기자들의 관심이 너무 집중돼 총무원에 오기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윤리위원회 필요성 부분을 제기해서 재발방지를 위해 탁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설사암에 대해서도 “조계종은 공찰보다 사설사암이 많다. 종단의 인사권이 안 미치고 분담금 확보가 안 되는 상황은 종회와 집행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향적 스님은 “종회 후반기가 되면 지역본사에서 종회 선거에 주력하다보니 관례적으로 일이 잘 안 되는 일이 있다”며 제15대 중앙종회의 여법한 회향을 위해 종회의원들의 노력과 종도들의 격려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