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산사(Traditional Buddhist Mountain Temples of Korea)’ 7곳과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Goryeong Jisandong Daegaya Tumuli)’이 세계유산 잠정목록(Tentative List)에 지난 12월 17일 등재됐다.

이번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한국의 전통산사는 선암사(순천), 대흥사(해남), 법주사(보은), 마곡사(공주), 통도사(양산), 봉정사(안동), 부석사(영주) 등 모두 7개 사찰이다.

한국의 전통산사는 고대 동아시아 여러 국가와의 교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고유의 불교 교리와 문화에 기반, 한국 고유의 사찰건축 배치 형식과 공간을 형성하였다는 점이 세계 유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세계유산 심의위원회는 “한국의 전통산사는 현존하는 불교신앙이 거쳐 온 전체적 역사적 과정의 표출이자 동시에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건축 형식, 공간의 증거”이며 “한국의 전통 산사 건축은 자연과 조화하는 유기적인 배치와 가람의 유형을 창출하였고, 특히 풍수사상의 영향을 받아 통합생명의 상호조절원리를 구현함. 자연경관에 전통건축의 미를 합친 우리나라 전통미의 전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한국의 전통 산사는 한국 불교만이 가지는 통불교적 사상과 신앙으로 의식, 승려, 생활, 문화 등을 행하는 종합적 사찰로써 많은 불교 문화유산과 공간을 담고 있어 이러한 의식, 공간, 기능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김해․함안 가야고분군(Gaya Tumuli of Gimhae‧Haman)’과 함께 올해 3건을 신규 등재하여 총 18건의 세계유산 잠정목록(문화유산 14건, 자연유산 4건)을 보유하게 되었다.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는 유산들을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 등을 통해 앞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도록 하기 위한 예비목록이다. 최소 1년 전까지 잠정목록에 등재된 유산만 세계유산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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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2일 영축총림 불보종찰 통도사에서 열린 한국의 전통사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회의 장면.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이 주관한 당시 학술회의에서는 세계유산 지정 관련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국 전통산사의 문화적, 환경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사진=미디어붓다 DB

이번에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총 7개 산사는 사찰 건축 양식, 공간 배치 등에서 인도 유래 불교의 원형을 유지하고 중국적인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우리나라의 토착성을 보여주는 동아시아 불교문화 교류의 증거로, 산지에 입지하여 내․외부 공간이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우리나라 불교의 사상․의식․생활․문화 등을 현재까지 계승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유산적 가치가 인정되었다.

한편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은 삼국시대 가야 지역 최대 규모의 고분군으로, 대가야 지배층이 고대국가 초기의 독특한 내세관과 그에 따른 장의(葬儀)문화를 자연경관에 맞추어 실현하였음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사례로, 평지가 아닌 구릉에 입지한 700여 기 달하는 대·소형의 고분 군집이 지금까지 가야 당시의 원형으로 잘 보존․관리되고 있어 잠정목록 유산으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지난달(11월) 26일 개최된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에서 해당 유산을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청 대상으로 확정하였으며, 지난 12월 3일에는 외교부를 통하여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유네스코에서 등재신청서를 검토·확정하고 지난 12월 17일 유네스코 누리집(www.unesco.org)에 게시함으로써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과 ‘한국의 전통산사’가 최종 등재 확정되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학술연구와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통해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과 ‘한국의 전통산사’를 비롯한 잠정목록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총 18건이 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화유산은 강진 도요지, 염전, 대곡천 암각화군, 남한산성, 중부내륙산성군,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 익산역사유적지구, 외암마을, 낙안읍성, 한국의 서원, 한양도성, 김해․함안 가야고분군, 고령 지산동 대가야고분군, 한국의 전통산사 등 14건이며 ▲자연유산은 설악산천연보호구역,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서남해안 갯벌, 우포늪 등 4건이다.

현재(2013년 12월 18일 기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172개국에서 총 1569건이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