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공사와 조계종 선거법'을 주제로 한 교단자정센터 주관의 11월 28일 심포지엄에서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가 선거법 위반, 대중의 의사수렴 한계 등 문제투성이로 진행된 만큼 지체없이 직선제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조계종 선거법과 관련한 3편의 발제문이 발표됐다.

먼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제도와 실제의 운용’을 주제로 발제한 김형남 변호사(법무법인 신아 대표 변호사)는 조계종 선거법이 가지고 있는 제반적 문제점의 전반을 폭넓게 살핀 후 그 개선책으로 총무원장 후보 등록 이후에 후보지지 여부 혹은 중립을 밝힌 선거인단을 선출해야 하고, 본사주지와 총무원장 등이 선거관여가 철저히 금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의 총무원장 선거제도는 본사주지와 종회의원을 비롯한 몇몇 스님들의 영향력 하에 있는 과두선거의 양태를 띠고 있고, 많은 대중스님 특히 비구니 스님들의 영향력에서 비켜가 있으므로 민주주의의 요구도 실현되지 아니하고, 누굴 찍을지 모를 선거인단이 사전에 노출되어 금품, 타락 선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상당기간 동안 직선제를 실시하여 대중공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김 변호사는 ‘정당이나 노동조합 등에서 주로 채택하는 간선제’를 승단에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다고 볼 수 없으며, 간선제 자체가 매우 불합리한 제도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또 “앞으로 종단의 제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비판기능 회복, 교게 시민단체들의 건전한 비판 등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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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불교재가연대가 주최하고 교단자정센터가 주관한 '대중공사와 조계종 선거법'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11월 28일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만해NGO교육관에서 열렸다.

총무원장 직선제를 통한 조계종 정체성 회복’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한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은 ‘승가의 갈마제도에 대한 바른 이해’를 근거로 한 견해를 제시했다. 법응 스님은 불교교단에서 최고지도자를 선출함에 있어 유의해야 하는 공통적인 견해를 첫째 율장에 근거하고, 둘째 범계자 등 일부 제한은 있으나 전체대중의 참여로 이루어져야 하며, 셋째 후보자 및 참여자들의 자유롭고 고른 의사의 개진이 보장되어야 하고, 넷째 이의가 없이 만장일치에 의하여 하며, 다섯째 절차와 방법이 여법하였으며 조건을 구족하였다는 원로의 증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을 예로 들면서, 한시적 적용을 전제로 한 직선제를 제안했다.

법응 스님은 “종단, 사찰 재정운영 그리고 각종 선거제도를 산중공의에 부합하는 직선제도로 혁신하는 것만이 종단의 정체성 회복의 길이며,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 소장은 ‘성평등한 종법 개정을 위한 현실과 대안 모색’이라는 발제를 통해 ‘비구니의 참종권 및 역할 확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옥 소장은 “종헌종법은 사부대중 종도주권주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며 “재가여성불자는 사부대중의 한 축으로, 모든 사부대중이 존엄성을 평등하게 보장받고 성장할 수 있어야 며, 이것이야 말로 민주적인 종단 운영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옥 소장은 “이런 성평등한 종법개정은 비구니승가나 재가여성불자 스스로가 개정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종헌종법은 모든 사부대중이 존엄성을 평등하게 보장받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논평에 나선 행법 스님(광주불교문화대학 학장)은 “2600년이 넘는 불교의 역사에서 아직도 헌법에서도 보장하는 평등권을 아직도 거론해야 하는 지 개탄스럽다”며 “이제 우리는 인권이 아닌 생명권을 말하는 시대인데, 아직도 불교계에서 성평등이 논란이 된다는 것이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비판했다.

허진민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대표변호사)는 “간선제는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다만 그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구성원의 문제라고 본다”면서도 “완전한 선거공영제 도입 등 보다 제도적 보완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견해를 개진했다.

정한철 변호사도 법응 스님 발제에 대한 논평을 통해 “불교교단의 지도자 선출 기준을 율장에 의거해 제시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선거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패거리 문화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조계종의 현실”이라며 “선거인단의 다양화, 선거법 악용기도 방지, 승가의 청정성 회복을 통한 자정기능 회복 등이 선결되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승단의 대참회법회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