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가 지난 11월 16일 ‘한국사회를 위기로 몰아가는 불교 폄훼’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중앙종회는 “불교폄훼로 표출되는 최근의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현상은 황당함과 안타까움을 넘어 대다수 국민의 불안과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타종교에 대한 일련의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사건들은 인류문화가 추구해온 근원적 종교의 역사를 등져버리는 편협하고 극단적인 종교적 신념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고 규정했다.

중앙종회는 이어 “잘못된 개인의 신앙관에 기준하여 이웃종교에 대해 도발적인 행동을 하고 우월의식을 표출하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며 “인류역사가 담보하는 종교문화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자신이 신앙하는 종교조차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봉은사 땅 밟기, KTX울산역 통도사 명칭 삭제,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동화사 폄훼와 불교관련 정부지원 및 협력사업에 대한 도발, 울산 4대 사찰 땅 밟기 등 점점 누적되어 가는 현안의 문제가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의 길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중앙종회는 “일부 편협한 종교인들의 상식과 이성을 넘어선 돌출적인 주장과 행동이 국민들에게 종교 갈등으로 비춰지고 국가적 근심거리가 되는 것을 우리 불교도들은 크게 심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종회는 특히 “정부의 태도도 문제”라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종교화합을 위한 정책과 지침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으면 이러한 현상을 유발 또는 방기한다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종회는 “실제로 정부의 모호한 태도와 일처리가 작금의 종교문제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