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에 의한 언론인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3월 18일 오후 6시 50분경 인사동 모 식당에서 의연스님이 <불교닷컴>의 이 대표를 수차례 폭행하였고, 이 폭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가해자는 작년에 세간에 충격을 주었던 백양사 도박사건으로 중징계를 당한 장본인이며, 피해자는 이를 최초로 보도했던 불교 언론사의 대표이다. 참회하고 자숙해야 할 본분임에도 이를 망각한 채 우발적인 손찌검을 하는 것도 수행자로서 옳지 않은 것인데, 가해자가 쓰러진 상대방을 무릎과 발로 여러 차례 가격하여, 피해자는 치아 5개를 손상당하고 수술 부위인 신장을 다쳐 혈뇨를 배설하는 바람에 병원에서 정밀 치료 중이다.

<불교닷컴>은 작년 6월에 조계종으로부터 종단출입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지난 주 3월 18~22일에 열렸던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종회에서는 ‘불교닷컴 제재결의 해제의 건’이 상정되었고 다음 회기로 이월되었다.

이 대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조계종 종책특보단장은 제재결의 해제의 조건으로 이 대표가 조계사 대웅전에서 3천배를 할 것과 참회문을 써서 불교닷컴의 싸이트에 올리거나 종회의원 스님들한테 일일이 배부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한다. 이는 엄연히 구조적 폭력이다. 이 대표는 그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총무원과 보림회, 화엄법화회, 무량회, 무차회 순으로 스님들이 모인 자리에 가서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폭행을 당한 장소는 인사동의 사설 음식점이지만, 종회에 참석했던 종회의원 등 종단 고위급 스님들이 계파별로 모임을 갖던 중 발생한 것이기에 공적 위상을 갖는다.

우리는 이 사건을 ‘종책특보단장과 일부 스님에 의한 언론인 테러’이며 언론의 자유와 청정교단을 기원하는 단체들의 자비실천에 심대한 손상을 입히고자 하는 의도의 발로라고 규정한다. 범계행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인데, 그 역할을 한 언론인에게 3천배 또는 참회문을 요구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범계행위를 은폐하고 언론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라고 밖에 단정할 수 없다.

불자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이번 사건이 한 스님에 의한 우발적인 단순 폭행사고가 아니라 종단의 일부 지도층 스님의 언론과 청정교단을 기원하는 단체들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폭력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사의 내용을 가지고 보복 폭행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폭행 사건과 사안의 경중을 달리 한다.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마저 박탈하고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기능조차 봉쇄하려는 폭거이다.

그동안 총무원과 종회는 기사를 문제 삼아 해당 언론사에 대한 광고와 취재금지를 통해 경영압박을 가하며 공익매체의 재갈을 물려왔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언론의 종단과 지도층 스님의 비판과 견제에 대해 압박과 회유를 해 왔다. 반면 종단 일부의 크고 작은 폭력행위들에 대한 단호한 징계 요구에 대해서는 종단은 외면해왔다. 이런 점에서 종단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종단에 잠재된, 근절되지 않는 폭력문화 또한 종단의 정체성을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과거 종단, 사찰 분규 때마다 등장했던 폭력행위는 그동안 세인들의 조소와 지탄을 받아온 지 오래다. 종단 일부에서는 사찰 주지직, 각종 소임, 금권 등과 관련하여 크고 작은 알력과 폭력행위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호법부의 독립과 폭력 스님에 대한 단호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종단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종단의 자성과 쇄신을 위해 종회가 계파를 해체하였다고 하였지만, 종단 지도부와 교감 속에서 실질적으로 모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고서 크게 실망하고 좌절하였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종단과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가 그동안 근본적으로 폭력을 근절하고 성찰과 쇄신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에 대한 폭력임을 넘어서 언론에 대한 종단 수행자의 테러다. 이는 조계종단에 횡행하는 비윤리성과 반종교적 폭력성, 대언론관 및 재가불자에 대한 태도를 여실히 표출한 사건이다. 그동안 자비행을 강조해 왔지만 이면에는 힘있는 스님들의 힘없는 스님들에 대한 무시와 복종, 재가자에 대한 수직적, 종속적 사고와 비하의 태도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모습의 표출인 것이다. 수행자가 범계행위로 징계를 당하여 참회하고 자숙하는 기간에 보복적인 폭력을 행하였고, 사적이고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계파모임에서 의도적인 폭력을 행하였으며, 동석한 스님들은 성직자로서 중상을 입은 피해자에 대한 후속조치를 하기는커녕 방치했다. 명백한 범계와 테러행위를 보고도 이에 대한 징계와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종단이 존재할 정당성은 없다.

이로써, 그동안 스님들의 참회나 계파해체는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수사와 면피행위에 지나지 않았으며, 종단에서 의욕적으로 추구한 자성과 쇄신 결사 또한 결국 대중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요식행위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총무원장 선거 국면에서 터져 나온 배경을 주시한다. 종단의 차기 총무원장을 준비하는 지도층의 스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범계행위나 비리가 세간에 밝혀져 총무원장이 되려는 의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번 폭력행위는 총무원장을 준비하는 지도층 스님들의 범계행위나 비리를 알고 있는 언론과 시민단체에 심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 말로도 이 참담함을 표현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종단과 당사자에게 다음 사항을 강력히 촉구하며, 출·재가를 막론하고 모든 불자들은 우리 주위의 폭력행위, 보복행위, 범계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의식 개혁과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는데 불퇴전의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길 간곡히 호소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일상생활속에서 팔재계(八齋戒)운동, 십바라밀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앞으로 우리는 종단의 근본적인 자성과 쇄신을 위해 토론회, SNS, 신문 기고 및 광고, 집회 및 참회 법회를 이어갈 것이며, 범계행위를 자행하고 지속하는 스님들에 대한 보시거부, 삼배거부 등 승풍 진작을 위한 대대적인 제2의 정화운동을 펼칠 것을 천명한다.

1.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와 호계원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가해 당사자를 계율에 따라 징계하라.

2. 종단은 불교 언론 및 불교시민단체의 활동을 제약하는 어떠한 술책도 사용하지 말 것이며 활동의 자유를 보장할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라.

3. 도박과 폭행으로 스님이길 포기한 의연스님은 즉각 자진 속퇴하라.

4. 종단과 소임자들은 그동안 추진해 왔던 자성과 쇄신 결사가 대중에 대한 면피용이며 여론 무마용이었음을 인정하고 근본적이고 진정성 있는 성찰과 쇄신책을 제시하라.

5. 중앙종회는 종단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 이어온 종회의 각 계파를 실질적으로 해체하라.

6. 종단 자성과 쇄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범계행위가 근절되지 못하고 폭력이 재발된 행태에 대해 총무원과 종단 지도부, 자성과쇄신결사본부는 공개 참회하라.

7. 이 사건을 비롯하여 그동안 종단을 폄훼하고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스님들을 비난하며 헛된 명예와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종권지향 세력은 자중하고 침묵하라.

불기 2557(2013)년 3월 27일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의평화불교연대 민중불교동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