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저녁. 목동 한복판이 떠들썩했다. 목동큰절 법안정사 법당에서 ‘법안정사 부부불자회’ 창립 20주년 행사가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20주년 법회의 법사는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 스님은 ‘우리도 부처님같이’를 주제로 화엄경의 일체유심조 경구를 소재로 법문을 했다.

“모든 현상은 마음 먹기에 달렸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현상계는 곧 마음의 표현입니다. 그 마음을 좋은 마음으로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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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불자회 20주년 기념 축하공연 장면. 찬불기타그룹 메타와 불교소년소녀합창단이 축하연주를 하고 있다.


화엄경의 핵심적 가르침인 ‘일체유심조’를 설명한 지원 스님은 우리는 원력의 삶을 살아야지 업력에 이끌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법문이 끝난 후에는 찬불기타그룹 ‘Metta’의 기념공연이 있었고, 불자가수 문명하, 대한불교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연주가 이어졌다. ‘Metta’이 흥겨운 공연에 이어 불자가수 문명하씨의 연주, 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노래가 이어지면서 창립 20주년 기념 법회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법회에 동참한 200여 부부불자들은 축하공연이 끝난 후 함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를 합창하며 자랑스러운 20돌 생일을 자축했다. 회원들 각각의 얼굴에는 연꽃 같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들은 발원문을 통해 “사바의 진흙 밭에서 깨어 있는 중생의 연꽃 같은 삶으로 피어나도록 거룩한 법연을 맺어주신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며 “창립 20주년을 맞아 만나기 어려운 도반의 인연을 더욱 소중히 간직하며, 더욱 참된 진리를 배우고, 끊임없이 수행정진하며, 나와 이웃이 다 함께 성장하고 행복해지도록 자신, 가정, 사회를 새롭게 창조해가는 참된 불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가정불교·생활불교 20년 펼치다보니
가장 모범적인 재가 신행단체로 성장

<해설>가정불교·생활불교를 지향해온 법안정사 부부불자회(이하 부부불자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부부불자회는 법안정사와 함께 고락을 함께하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부부법회로 자리매김했다.

지도법사 효경 스님과 법안정사 주지 도업 스님의 지도편달과 역대 회장단의 희생어린 정진, 그리고 회원들의 남다른 동참의식은 부부불자회가 한국 재가불교의 가장 모범적인 단체가 되고, 지역사회의 중추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부부불자회는 부부간의 신앙생활을 장려하고, 가정이 화합과 회원 상호간의 친목, 가정과 이웃의 성장을 목표로 한 단체이다. 매우 평범한 목표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과제이기도 하다. 부부불자회가 창립된 때는 1993년 3월 6일. 현재 회원 수는 총 10개 지부, 130여 부부(총 260여 명)이 동참하고 있다.

부부불자회의 자랑은 높은 법회 및 행사 참석률과 함께 언제나 거사들이 과반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조직 또한 탄탄해 집행부 외에 자문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어 회의 나아갈 방향을 신중하게 정하고, 지부법회위원회, 교육분과위원회, 봉사분과위원회, 산행법회위원회, 상조분과위원회, 홍보분과위원회 등 6개 분과위가 설치되어 짬진 운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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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이 목동부부법회 창립 20주년 기념법회 법사로 법문을 하고 있다.


부부불자회의 주요 활동은 월 1회 정기법회를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 6시 40분에 법안정사 대웅전에서 봉행하고,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산행법회를 열어 전국의 명산 산행 및 사찰을 참배하고, 성지순례 행사를 갖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부법회, 즉 가정법회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가정에서, 또는 법당에서 지부법회를 봉행함으로써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신입회원의 관리를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있다. 또한 염불봉사 조직 ‘법안미타회’를 구성하고 회원의 가정에 조사가 발생시 고인의 극락왕생 염불기도 봉사를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공양봉사, 양로원·복지관 봉사, 불우이웃 후원, 장학금 지급 등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고, 정기적으로 수련대회와 수계법회, 산사법회, 철야정진기도, 회원 교육들을 시행하며,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참여, 군법당 군포교 활동, 자선 음악회, 자선 바자회 등을 열고 있다.

회원들간의 친목을 위해 동호회 홛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법안풍물패;, ’찬불합창단 ‘Guna 20’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모임이다.

부부불자회는 지난 1997년 이종호 회장의 취임과 함께 운영조직을 운영위원회로 확대하여 조직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부가 함께 신행활동을 한다’는 뚜렷한 목표와 아파트가 밀집된 목동지역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중장년층의 사회적, 자아실현 요구를 충족시키는 활동을 전개한 점, 각종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온 점 등이 오늘날 성공의 밑받침이 되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부부불자회의 가장 빛나는 성과는 1990년대 후반 법안정사가 매우 어려웠던 시기에 당시 오희백 회장을 중심으로 전 회원들이 보살행과 불사지원에 앞장서 사찰 정상화에 일조했다는 점이다. 법안정사가 오늘날 목동큰절로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부부불자회의 역할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부처님의 참진리를 통해 자신과 가정, 사회를 새롭게 창조하려는 부부불자회의 정진의 발걸음은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