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조계종단의 기본 입장은 소득이 있다면 세금을 내겠다는 것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은 1월 16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기2557(2013)년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제33대 집행부의 과제들을 돌아보고 2013년 조계종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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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승 스님은 최근 종교계의 뜨거운 감자인 ‘종교인 과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자승 스님은 “여러 언론들을 통해 종교계에서 과세를 부정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전혀 부정하지 않고, 종회와 교구본사와 논의할 예정”이라며 “다만 수행자인 스님들에게는 임금지급을 전제로 성립하는 고용관계가 없는 만큼 수행 및 교화활동에 따른 전통적 보시방식을 어떻게 현대 세무행정과 맞춰갈 지는 정부와 논의하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기재부에서 종교인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과세를 하겠다는 입장을 종교계에 논의하거나 질의한 적이 없다”며 “구체적인 것을 정부에서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논의해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자승 스님은 용산참사와 쌍용차 관련 구속자들의 특별 사면을 촉구하며 “금년 설날에는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관련 구속자들이 특별 사면으로 가족들과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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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장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가운데)을 위시로 총무부장 지현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원 스님,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이 배석했다. (왼쪽부터)

한편 2013년 조계종 운영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먼저 조계종은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는 불교를 위해 △특화 템플스테이로 사회 통합적 역할 강화 △사회대안은행(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지속 △자살예방센터, 청소년 심성프로그램 운영, 노동자 심리치유센터 △노동문제에 대한 불교적 해법 창출 △자비나눔의 세계적 확산 △사회 양극화와 불교 역할 연구 △사찰음식 나눔 행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통문화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서는 △연등회 및 전통사찰 세계유산 등재 노력 △불교 전통의례의식의 한글화 및 보급 △전통사찰 보존 및 활용 기반 구축 △폐사지 조사 및 활용 방안 연구 △전국 금석문 조사 사업 시행 △전통문화와 정신을 담은 사찰음식의 확산 △한국 고유의 옛 숨결을 담은 전통문화상품 개발 △전통문화 서체 개발 및 활용 △불교사진(문화재, 문화행사) 아카이브 구축 △전통문화 사진 공모전 및 전시회 등의 사업을 제시했다.

종단 쇄신은 △종단 1차 쇄신과제 집행 및 점검 △승가 청규 마련 및 시행 △선거, 종단, 법계, 호법, 승려복지 쇄신안 마련 및 시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임을 밝혔다.

제33대 집행부 활동의 성과로는 주지인사고과제도의 도입과 사찰 토지처분금의 목적사업기금 적립, 승려노후복지제도 시행, 해외특별교구 설립 등을 꼽고, 승가교육제도 전면 개선, 전통문화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제고,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 전통사찰에 방재시스템 구축, 종단 의례의 한글화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임기 마지막 해에 접어든 자승 스님은 이날 총무원장 재임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